김주애 ‘시스루 의상’ 현송월 ‘수탉머리’ 주민엔 금지
2024.08.14
앵커 : 주민들의 옷차림과 머리 모양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북한 당국이 최근 ‘수탉머리’와 ‘살이 보이는 옷’을 반사회주의 현상으로 지정, 단속을 예고했습니다. ‘수탉머리’는 긴 머리를 높게 묶는 현송월의 머리 모양에서, ‘살이 보이는 옷’은 김주애의 의상에서 시작된 유행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전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수탉머리’와 ‘살이 보이는 옷’을 금지한다고선포했습니다. 사회주의 제도의 영상(사회주의가 보여줘야 하는 모습)을 흐리는 반사회주의 현상으로 규정했는데요,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12일 “지난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상강연이 조직됐는데 요즘 유행하고 있는 ‘수탉머리’를 금지하고 ‘살이 보이는 옷’을 입지 말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당국은 영상 속에서 이 같은 머리모양과 옷차림이 “사회주의 제도의 영상을 흐리고 체제를 좀 먹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이며 뿌리 뽑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했습니다.
단속될 경우 3개월-6개월 노동단련대형에 처해지며 경우에 따라서 교화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리의 경우 일단 단속이 되면 머리를 자르고 처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수탉머리’는 “긴 머리카락을 정수리까지 묶어 올리고 앞머리는 이마를 덮어 한쪽 눈가를 가린 형태”로 “영상을 본 주민들 대부분은 원수님과 함께 행사장에 자주 출연하는 ‘현송월’을 바로 떠올렸다”고 밝혔습니다.
길게 묶어 내린 머리가 뒤에서 보면 수탉의 꼬리와 닮아 ‘수탉머리’라는 명칭이 붙은 머리 모양은 김정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이 즐겨하는 것으로 최근 북러 정상회담 영상에 등장한 모습에서도 같은 머리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주민들은 ‘올림머리’도 안된다, 앞머리로 이마와 눈가를 가려도 안 된다니 사람이 기계냐’며 반발했다”면서 “각양각색 사람들의 취향을 하나로 일색화하라는 당국의 요구에 불만을 표출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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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도 같은 날 “요즘 들어 당국이 주민들에게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주에는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반사회주의 현상, 비사회주의 현상을 뿌리채 뽑아버리자는 내용의 영상강연을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당에서 금지한다는 일명 ‘수탉머리’와 ‘살이 드러나 보이는 옷’은 최근 평양을 중심으로 전국의 젊은 여성들 속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영상 속 처벌 사례로 등장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모두 평양에서 적발된 사례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당국은 여름철에 누구나 좋아할 만한 얇은 옷을 입지 말라고 규정했다”면서 “여성들 속에서 살(피부)이 들여다보이는 옷과 팔이 통째로 드러난 옷을 입는 것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현상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살이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지 못하게 당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며 반발했다”면서 “원수님의 자제분도 같은 옷을 입고 등장한 적이 있는데 왜 인민들이 입으면 반사회주의, 반체제가 되냐며 반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강연장에서 일부 주민들은 당에서 주민들에게 옷을 공급하는 것도 아니고 자체로 마련해 입는데도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잣대를 들이댄다”면서 “인민대중이 원하는 것을 반사회주의 행위로 몰아 처벌하는 당국의 처사를 비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