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전승세대' 희생정신 강요하는 북 강습회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2.07.20
퇴근 후 '전승세대' 희생정신 강요하는 북 강습회 사진은 평양에서 열린 6ㆍ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전승절) 68주년 기념행사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 당국이 소위 전승기념일(휴전협정체결일·7월27일)을 앞두고 ‘전승세대’의 영웅정신을 따라 배우자는 학습회·강연회를 집중 개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주민들은 폭염속에 사상통제 강화에 주력하는 당국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0일 “지난주 초부터 군내 공장 기업소에서는 1950년대에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자들의 무력침공을 물리치고 수령과 조국을 목숨으로 사수한 전승세대의 영웅정신을 따라 배우자는 학습회와 강연회가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성천기계공장에서 지난 주 화요일에 진행된 근로자 학습회는 공장 노동자들이 오후 6시에 퇴근한 이후 각 직장 회의실에 모여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우리가 따라 배워야 할 전승세대의 투쟁 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으로 문답이 진행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공장회관에 노동자들을 집합시키고 전후복구 건설시기 사회주의건설에서 온갖 어려움과 장애를 물리치고 천리마속도의 기적을 창조한 전승세대의 혁명정신을 따라 배워 공장 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하자는 강연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식량난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한 노동자들은 무더위를 무릅쓰고 출근해 일을 하느라 지쳐 있는데, 퇴근 후에도 일주일에 두 번 이나 학습회, 강연회(오후 6시부터 7시 반까지)에  끌려 다니며 사상교양과 조직생활 통제를 받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폭염에다 통제까지 강화되어 숨 가빠 못 살겠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이달에 들어 무산광산에서는 김일성사망(7.8) 추모행사를 마치자 마자 또 다시 7.27(정전협정일)을 맞으며 전승세대의 영웅정신을 따라 배우자는 학습회와 강연회가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공장 당 조직에서는 광산회관에 광부들을 모아놓고 코로나 방역 위기가 해소되고 5개년계획(2021~2025)을 수행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가 나서는 지금, 모든 광부들은 1950년대 조국이 준 명령을 목숨 바쳐 수행한 전승세대의 정신을 따라 배워 철광석 생산을 다그치자는 내용의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또 학습회에서는 전후복구건설시기 당과 수령을 위해서는 그 어떤 명예나 보수도 바라지 않고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바쳐 무한히 헌신한 전승세대의 정신과 도덕적 풍모에서 광부들이 따라 배워야 할 자세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에 광부들 속에서는 지금 주민들이 코로나 생활고에 더위까지 지속되어 지쳐 쓰러지고 있는데, 당국은 식량배급 대신 주민들의 사상과 정신을 옭아매는 강연회와 학습회에만 주력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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