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북 주민들, ‘김여정 군단’에 불만
2024.10.24
앵커: 이른바 ‘김여정 군단’으로 불리는 북한의 예술선전선동대, 힘있는 집 자녀들만 들어갈 수 있는데 온갖 사회적 특혜까지 누리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민군대는 밤에만 설쳐 눈에 띄지 않는데 김여정 군단은 백주 대로에 설치며 눈꼴사납게 논다” 이는 일부 북한 주민들이 내놓고 있는 예술선전선동대에 대한 비난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0일 “김여정 군단으로 불리는 각 도 예술단, 시, 군 기동예술선전대와 예술선동대, 집중경제선동대의 인원이 10만명을 넘어섰다”며 “이는 김일성 시대인 1980년대의 규모를 훨씬 뛰어 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1980년대, 각 도마다 예술단이 있었고 시, 군에 기동예술선전대와 학생소년예술선전대가 있었지만 그 규모는 5만명 정도였다”며 “시, 군 기동예술선전대와 학생소년예술선전대는 ‘고난의 행군’ 이후 해체되고 도 예술단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랬던 기동예술선전대와 학생소년예술선전대가 2022년 3월 말에 있었던 제1차 당 사상선전일꾼 강습 이후 되살아났다”며 “코로나 방역이 해제된 지난해 6월부터 집중경제선동대와 집중강연선동대까지 새로 조직돼 예술선전선동대의 규모가 배로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예술선전선동대의 규모에 대해 소식통은 “우리나라(북한)에 200여개의 시, 군이 있고 4000여개의 리와 구역(구)이 있다”며 “각 도, 시, 군, 리, 구역에 기동예술선전대가 있는데 각 근로단체 조직들, 인원이 천명 이상 되는 기업소, 각 지방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문화회관, 중고등학교와 대학, 전문학교, 지어 여단급 이상 군부대와 사법기관에도 예술선전선동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들 예술선전선동대가 이른바 ‘김여정 군단’으로 불리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기동예술선전대와 예술선동대, 집중경제선동대와 기관기업소 선전선동원들은 무엇보다 군대와 같은 체계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노동당 선전선동부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접 진두 지휘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속에서 ‘김여정 군단’으로 불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올해 여름, 운흥군 영하리에 농촌지도소조로 파견되었던 양강도당 민방위부 부부장이 선전활동을 나온 운흥군 문화회관 소속 예술선동대원들에게 김매기를 시켰다는 이유로 사상 투쟁 무대에 올라섰다”며 “김여정을 등에 업은 예술선전선동대가 점점 권력화되고, 사조직화 되어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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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강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2일 “김여정을 우두머리로 한 예술선전선동대가 ‘전 당과 온 사회의 김정은 사상 일색화’라는 구호를 앞에 내걸고 제멋대로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며 “앞에서는 김정은을 찬양하고 있지만 사회의 흐름과 동떨어진 행동을 하고, 일반 사람들은 바랄 수 없는 온갖 특혜까지 누려 주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초부터 월급이 높아졌지만 일반 근로자들은 물론 의사나 교원들도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일반 주민들은 양곡판매소를 통해 한달에 열흘 분의 식량만 살 수 있는데 예술선전선동대는 매달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데다 특별히 식량공급까지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이들 예술선전선동대는 잦은 이동이 있다는 구실로 기자나 작가들에게만 특별히 발급되는 분기여행증명서까지 발급되고 있다”며 “남들이 수해복구로 힘들게 일할 때에도 공연 준비를 구실로 화장을 진하게 하고 돌아다녀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과거 김일성 시대에는 이들 예술선전선동대를 ‘딴따라 집단’으로 부르고,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로 경멸했다”며 “그러나 지금의 예술선전선동대는 힘있는 집 자식들도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최고의 직장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이들은 당의 사상 선전을 구실로 일체 사회적 동원에서 제외되는데다 공무원들조차도 2~3번은 무조건 나가야 하는 돌격대에서도 제외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들이 군대와 사법기관에까지 촘촘히 자리잡고 있어 단순한 선전선동활동을 넘어 사회를 광범위하게 감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린 배를 움켜잡고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의 앞에서 몸을 흔들며 노래나 부르는 자들이 곱게 보일리 있겠냐?”며 “김정은의 여동생이 아닌 다른 간부가 저런 조직을 만들었다면 이미 반역자로 처형되고도 남았다는 게 주민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