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북관계 돌파구 위한 중국 협조 원해”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08.19
lee_yang_b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한국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주한 중국대사와 만난 데 이어 한중 고위 외교∙안보 관리가 이번 주말 만나기로 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중국을 통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민석 한국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2일 부산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회담을 갖고, 코로나 협력대응과 양자관계, 한반도 및 국제정세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제츠 정치국원의 방한은 2018년 7월 비공개 방한 이후 2년여 만인데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쪽 고위급 인사의 첫 번째 방한이란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 미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한중 고위 관리가 회동하는 데 대해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의 협조를 통해 대북 대화 재개에 나서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 연구원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회담은 한중 간 공통 관심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정례적인 만남의 성격이 크지만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되고, 미국 정치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어떻게든 중국 측의 도움을 받기 위한 한국 정부의 움직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엄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이 남북 간 대화 재개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북한이 원하는 경제제재 완화는 결국 협상 당사국인 미국과 직접 풀어야 할 문제라는 게 엄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번 한중 회담은 최근 주요 외교안보 관련 인사들을 교체하고, 북한과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연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하 연구원: 중국과의 동반자관계(partnership) 재개는 한국 통일부가 밝힌 것처럼 물물교환이나 인도주의 지원 등 어떤 방법으로든 남북관계를 되살리고 남북협력을 이끌어 내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하 연구원은 한중관계 밀착이 미국 정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한미 간 방위비 협상 문제와 날로 심화되는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미국 정부가 양국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벨기에(벨지끄) 브뤼셀자유대학 유럽학연구소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석좌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 정부가 미국에 미북협상 재개를 요청할 것이라며, 이 때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이 한국 측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습니다.

중국 역시 미국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주변국인 한국과의 관계 악화를 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미북협상 내 입지를 높이고 싶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