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북 주민에 코로나19 백신 지원 방침”
2022.05.13
앵커: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처음으로 인정한 가운데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 주민에게 코로나19 백신 등 의약품 지원 방침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3일 북한 주민에게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강인선 한국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배포한 서면을 통해 최근 북한에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감염 의심자가 폭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북한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을 위해 북한에 실무접촉을 제의할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 통일부를 통해 대북 접촉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북 코로나19 백신 지원 방침과 관련 북한과의 사전 협의나 북한의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독자적인 방역체제를 완비하고 있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지원할지 논의를 시작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도움을 청한다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를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12일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공개에 이어 탄도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등 12시간 간격으로 상반된 말과 행동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대해서는 함께 우려하고 국제사회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검토하되 북한의 도발이 발생했을 때는 이에 맞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이 6번의 핵실험에 이어 추가적인 핵실험을 왜 필요로 하는지, 기술적 목적인지 정치적 목적인지 미국과 함께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음 주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북한과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역내 문제, 양자 협력 문제, 세계적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준비하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 외교장관도 북한 내 코로나19 발생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한미 양측이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외교장관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취임 후 첫 화상 통화를 갖고 한미 정상회담 준비, 한미동맹 강화,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특히 지난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최근 연이은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의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한미 간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동시에 한미 양국 모두 북한과의 대화에 열린 입장임을 강조하고 원칙과 일관성 있는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직무대리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지난 12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과 남북 간 방역·보건의료 협력은 인도적 차원에서 언제라도 추진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통일부는 올해 보건의료협력 관련 예산으로 남북협력기금 954억 원, 미화로 약 7천400만 달러 등을 편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입장 전달 등 이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나 행동을 취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직무대리: 통일부는 올해 남북협력기금으로 보건의료 협력 관련 예산 954억 원 등을 편성했습니다. 현재는 북한의 관련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 단계에서는 구체적으로 저희가 설명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난 4월 말부터 원인 불명의 열병이 빠르게 확산돼 현재까지 18만 7천8백여 명이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6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자 중 한 명은 신형 코로나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BA.2)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12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국가방역체계를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같은 날 오후 6시 29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습니다.
기사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