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19 정치적 선전에 이용”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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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코로나19 정치적 선전에 이용” 윌슨센터에서 개최된 대북 협상 전망에 관한 토론회에서 발표하는 진 리 전 AP평양지국장.
/윌슨센터 제공

앵커: 미국 AP통신의 초대 평양 지국장을 지낸 미국의 진 리(Jean Lee)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장으로부터 북한의 8차 당대회에 관해 들어봅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일부터 북한 최대의 정치행사인 당대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 등 주민의 이동과 접촉을 엄격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수 천 명이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은 채 운집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이유가 뭘까요?

진 리 전 지국장: 김정은은 2016년 7차 당대회가 36년만에 열려 당 위원장이 되었고, 5년만에 열린 8차 당대회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같은 반열의) 총비서로 추대됐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등으로 세계 지도자인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섰다는 식의 지난 몇 년간 성과를 선전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공고(consolidation of power)히 하고, 업적(legacy)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는 기회로 당대회의 정기적인 개최가 김 총비서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봅니다. 경제실패를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을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그의 여동생 김여정의 경우도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승진하지 못하고 당 중앙위원회에만 이름을 올린 것은 두고 봐야 할 문제이지만 일단은 그의 대남 강경정책 등 남북관계 관련 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추궁일 수 있습니다. 다만,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다시 그 공적을 거론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제가 보기에 김 총비서는 코로나19 대유행도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고 자신이 그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는 식의 정치선전에 이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코로나19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는 건가요?

진 리 전 지국장: 둘 다 입니다. 다만 북한이 코로나19를 주민들에 대한 선전의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내 외교관 등 외국인들도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정보의 흐름을 막기 위한 북한 당국의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봅니다. 오랜 기간 북한을 방문하고 관찰하고 그 곳에서 거주한 경험을 비춘 추론입니다.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당대회 4일째인 지난 9일이죠? 미국을 ‘최대의 주적’이라 부르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로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북한이 미국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인데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진 리 전 지국장: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 간) 2019년 2월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저는 북한이 결국 협상장에 돌아오겠지만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이 재개되길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 총비서가 (핵무기 장착 전략핵추진잠수함 등) 각종무기개발 등을 공식화하면서 핵국가로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바이든 새 미국 행정부에 북한과 관여에 나설 방안을 찾으라는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부터 도발을 강행하기 보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며 수위를 조절했다고 봅니다.

기자: 또 다른 목적은 뭔가요?

진 리 전 지국장: 2018년 (싱가포르 1차 미북정상회담)과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등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 행보에서 (경제회복) 등의 성과를 기대했던 북한 노동당, 북한 주민들에게 아직 미국과 친구가 될 수 없다, (미국과) 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니 당분간 더 고삐를 죄어라, 이렇게 말하면서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조성해 외부 위협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핵프로그램 강화에 자원을 투입할 명분을 찾는데 힘을 쏟고 있는겁니다. 핵국가로 인정받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 대응을 할까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이 같은 위협에 굴복해 제재 완화 등 양보조치에 나서기는 어려울텐데요.

진 리 전 지국장: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초기에 신속히 한반도팀을 구성해 대북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북한이 지난 몇 년간 협상에 나서지 않고 스스로 고립시켜 왔지만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선택지가 좁아진 바이든 행정부가 비핵화란 단호한 목표를 지키면서 대북 관여에 나설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국 AP통신의 초대 평양 지국장을 지낸 진 리(Jean Lee)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장으로부터 8차 당대회에 관한 그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엔 양희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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