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5번째 ‘오물 풍선’...서울·경기 중심 350여 개 살포
2024.06.25
앵커: 한국 군은 북한이 올해 다섯 번째로 띄워 보낸 이른바 ‘오물 풍선’이 3백50여 개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풍선을 발견했다는 신고도 잇따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1일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언급하며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오물풍선 살포를 예고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성명을 낸지 사흘 만인 24일 밤, 북한은 또다시 한국 방향으로 ‘오물 풍선’ 수백 개를 날려 보냈습니다.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한 것은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한국 군 당국은 이번에 날아온 풍선을 모두 3백50여 개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바람의 영향을 받아 서울·경기도 인근에 주로 떨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풍선은 3백50여 개입니다. 오물 풍선의 낙하지점은 바람의 방향과 속도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 쪽에 낙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5일 “현재는 북한이 풍선을 부양하고 있지 않다”며, 풍선 1백여 개가 경기도 북부와 서울 등에 낙하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해 지난달 말부터 이번 달 9일까지 쓰레기를 담은 풍선을 네 차례에 걸쳐 살포한 바 있습니다.
전국에서 오물 풍선 관련 신고도 잇따랐습니다.
한국 경찰에 따르면 이날 아침 기준, 서울에서 풍선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10여 건 접수됐고 이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기도 북부에선 같은 날 오후까지 풍선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종잇조각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모두 15건 접수됐고, 경기도 남부에서도 5건의 신고가 들어왔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오인 신고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날아온 풍선 내용물은 이전과 비슷하게 종이류 쓰레기 등이 대부분으로,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24일 지금까지 날아온 풍선의 내용물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면서, 인분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기생충 등이 북한의 열악한 생활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지난 24일): 몇 번씩 기워 신은 양말, 옷감을 덧대 만든 티셔츠 등 북한 내부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생활 쓰레기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살포 오물 내에 포함된 토양에서는 기생충도 발견됐습니다.
풍선에서는 이른바 ‘수령 교시’ 문건 일부가 잘린 종이 등도 발견됐는데, 이는 풍선 살포에 동원된 주민들의 불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통일부는 이 같은 결과를 밝히면서 “북한 당국은 해서는 안 될 일에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주민들의 민생을 우선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