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인터뷰] 켄 고스 “김정은 권력 공고화위해 김정남 제거 가능성”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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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_gause_b 13일 워싱턴 DC 근교 알렉산드리아에서 강연에 나선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
RFA PHOTO/ 양성원

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13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졌습니다. 북한 현안과 관련해 전문가 견해를 들어보는 <집중 인터뷰> 이 시간에는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서 북한 지도부 연구로 정평있는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Ken Gause) 국제문제담당 국장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고스 국장은 김정남이 피살된 게 사실이라면 이는 분명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짓고,  향후 김정일의 이복형제로 체코주재 북한 대사로 있는 김평일의 신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에 변창섭 기잡니다.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왜 하필 이 시점에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혹시 김정은의 지시 때문 아닐까요?

고스: 만일 피살이 사실이라면 이건 북한에 의한 암살입니다. 이번 일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몇가지 추론이 가능합니다. 첫번째 추론은 지금은 김정은이 권력 공고화 막바지 단계에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같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권력 공고화가 막바지에 이르면 최고 권력자와 아주 가까운 인사들조차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엔 김씨 가문의 친족도 포함됩니다.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지난 1월 해임됐는데요. 김원홍은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가 돌봐주는 보호체제(patronage system)의 일부였지요. 사실 김경희가 유지해온 기존의 보호체제는 김정은을 지원하는 보호체제보다 더 막강했죠. 따라서 김정은이 김경희의 보호체제를 걷어내고 자신의 보호체제로 교체하려고 했다면 김원홍이 왜 1월에 해임됐으며, 북한 정권 내부에서 김경희가 그간 김정남의 보호자였음을 짐직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0년 경 김정남에 대한 암살시도가 있었는데 당시 김경희는 정권 내부에서 김정남을 보호하는 역을 맡았습니다. 김경희가 사망했거나 정치적 영향력이 사라졌다면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을 완전히 공고화하기 위해 대범하게 김정남을 제거했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 추론은 중국 요인입니다. 중국은 북한 외부에서 다년간 김정남의 보호자였습니다. 물론 김정남이 마카오를 떠난 뒤에도 중국이 계속 그런 역할을 했는지 확실치 않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이 만일 북한 내 정권교체를 단행한다면 김정남을 복귀시켜 친중국 성향의 새로운 북한의 명목상 지도자로 내세울 것이란 소문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중국이 북한 내 정권교체 문제를 미국에 얘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이를 간파했을 수도 있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공포에 질렸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남을 제거함으로써 중국, 미국에 대해 북한의 지도자는 김정은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려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세번째 생각해볼 수 있는 추론은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 가능성입니다.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지난 1월 해임됐는데요. 과거 북한 내 보위관련 기관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상호 권력투쟁을 벌이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따라서 북한 지도부 일부와 보안 기관 간에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경쟁과 총애를 얻기 위해 김정남을 제거했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추론은 최근 영국주재 태영호 공사를 포함해 고위급 북한 인사들의 탈북이 잇따르고 있는 데 이런 탈북자들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김정남을 제거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이런 탈북자들을 향해 “김씨 친족을 포함 누구라도 무자비하게 제거할 수 있으니 당신들은 아주 조심하는 게 좋다”는 메시지이지요.

기자: 김정남은 권력 핵심부에서 밀려난 뒤 동남아를 떠돌아다니는 낭인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에 별 위협이 안 된다고 봤는데요. 혹시 김정은이 이복형에게서 어떤 위협감을 느꼈을까요?

고스: 김정남은 과거 여러차례 김정은의 정통성에 관해 깔보는 발언을 했지만 비교적 조용하게 살았습니다. 한편 그가 여러 차례 북한으로 돌아갔지만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 김정남이 무슨 일을 도모했다기 보다는 북한정권 내부에서 뭔가 일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김정남이 어떤 위협을 제공했다기 보다는 북한 내부에서 벌어진 일의 여파로 김정남이 피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주시해야 할 또 다른 북한 인사는 김정일의 이복형제로 현재 체코 대사로 있는 김평일입니다. 김평일도 유사시 김정은을 대신할 수 있는 인물로 소문이 돌기 때문이죠. 앞으로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주시해야 합니다. 이걸 보면 북한 내부에서 모종의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김정남은 슬하에 아들 한솔, 딸 솔희를 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의 신변은 무사할까요?

고스: 좋은 질문입니다. 김씨 가문 소속인 두 자녀도 지금 무척 걱정이 많겠죠. 특히나 김정남 제거가 김정은이 정권 바깥에서 자신에 도전할 만한 불안요인을 처단하기 위한 결과물이라면 당연이 그렇겠죠. 두 자녀는 주위에 지원세력의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최종적으로 어느 나라에 머물지, 또 어떤 체류국에서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현재로선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들은 아마도 유럽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론 이들 자녀는 북한에 돌아간 적이 없습니다. 체류국의 보안부서가 이들에 대한 경호를 지원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김정은은 취임 후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는 등  권력 공고화를 위해 극단적인 통치방식에 의존해왔는데요. 이걸보면 김정은이 아직도 100% 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걸까요?

고스: 김정은은 현재 권력 공고화의 마지막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 마지막이 경제부문의 향상인데요. 김정은이 현재 분투노력 중인 부분입니다. 경제 부문의 성공여부가 권력 공고화 막바지 단계로 가는 데 있어 정권 안정과 불안정의 기로가 될 겁니다. 김정은은 현재 100% 권력공고화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권력 공고화를 위해선 세 가지를 완수해야 하는데 그 중 하나인 국내정치를 김정은이 장악했고, 두번째로 국방부문의 향상인데 이것도 핵, 미사일 시험을 통해 이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하나가 경제부문 향상입니다.  현재 북한 장마당 경제의 핵심이 돈주들인데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도움없이 이들을 어떻게 만족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볼 때 현 단계에서 김정은의 권력공고화율은 75% 정도로 봅니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담당국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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