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전문가 “하노이 정상회담, 더 진지한 회담의 서곡”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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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28일 회담장소인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의 정원을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28일 회담장소인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의 정원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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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북 정상이 베트남(윁남)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피상적인 합의문에 서명하기 보다 회담 결렬을 택한 것이 오히려 더 나은 결과일 수 있다는 유럽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독일의 민간단체 한스자이델재단 서울사무소의 베른하르트 젤리거 소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와 같이 피상적이고 의미 없는 합의(superficial but meaningless compromise)에 또 다시 합의하기 보다 아무런 합의문도 채택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고무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차 정상회담의 결과로는 매우 일반적인 의향을 담은 성명이라도 괜찮을 수 있지만, 2차 회담에서는 반드시 훨씬 더 상세하고 구체적인 성과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젤리거 소장은 설명했습니다.

젤리거 소장은 ‘실패했지만 성공한’ 회담으로 알려진1986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 소련 공산당 총서기 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을 예로 들었습니다.

당시에도 미국과 구소련은 공동선언에 서명하지 않았고, 실패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종국에는 구소련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고 젤리거 소장은 말했습니다.

고르바초프 총서기가 레이건 대통령에게 파격적 양보를 하게 되면서 결국 외교적 협상으로 미·소 간 냉전이 종식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젤리거 소장은 또 미북 간의 비핵화 협상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의견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화를 내며 회담장을 나오지는 않았다는 점도 아주 긍정적인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젤리거 소장은 또 미북이 더 심층적인 추가 협상의 문을 열어 두었기 때문에 즉각적인 성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더라도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은 더 진지하고 성공적인 협상의 서곡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유럽 내 북한 전문가인 스웨덴 즉 스웨리예의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이상수 한국센터 소장도 북한이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상수 소장: 지금 상태에서는 판이 깨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기회를 엿보면서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는 입지를 굳혔다고도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북한이 다급하게 나오지 않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부 정치적 요인으로 미북 협상에서 반드시 성과를 원한다는 판단 하에 ‘모든 제재 완화’라는 요구를 고집했던 북한에 공이 넘어갔다고 이 소장은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제재 해제로 인한 북한 경제 개발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게 될 경우 김 위원장의 지도자로서의 위상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이나 중국 측에 대북 경제협력 압박을 가하는 한편, 미국에도 추가적인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영국 런던의 산업분석 및 컨설팅 전문기업IHS Markit의 앨리슨 에반스(Alison Evans) 아시아태평양위험분석 부담당관은 미국의 ‘초강경(all-or-nothing)’ 입장은 올해 북핵 협상의 구체적 진전 가능성을 해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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