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신선 복원, 한반도 정세 전환으로 보기 일러”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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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신선 복원, 한반도 정세 전환으로 보기 일러” 남북군사당국이 작년 6월 9일 이후 단절된 군통신선을 복구해 기능을 정상화했다고 국방부가 27일 밝혔다. 서해지구 군통신선은 이날 오전 10시에 개통돼 시험통화 등을 통해 운용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사진은 2013년 9월 6일 군 관계자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활용해 시험통화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남북이 전격적으로 통신선을 복원했지만 한국 내에선 이를 한반도 정세 전환의 계기로 보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한국 통일부와 한국 군이 운영하는 남북 간 통신선이 27일 오전부터 복원된 것에 대해 북한과 대화 재개의 시작점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6월 대북전단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남북 통신선을 차단한 지 13개월 여 만입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남북 당국 간 소통을 위한 창구만 복원한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북한의 추가적인 조치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조치가 남북 간 대화 및 교류 협력의 재개,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재개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확대해석은 아직 이르다는 겁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통신선 복원으로 (북한이 앞으로) 적극 대화에 나설 것이란 주장은 아직 추론입니다. 통신선을 열었다는 것은 대화 수단을 연 것이고요. 한국과의 대화 시작, 대북 인도적 지원 및 대미 대화와 관련된 한국의 중재 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춰놓은 것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섣부른 예단은 하지 않겠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2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결국 비핵화 협상에 나와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전향적인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과의 대화 재개 접점을 만들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대화 창구를 연 것은 약간의 기조 변화로 볼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선 이를 한반도 정세 변화의 시작으로 볼 만큼 유의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먼저 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차단한 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한 바 있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적어도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에 대해선 사과해야 합니다. 북한이 대화에 복귀한 것도 아닙니다. 연락선 복원 수준으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대화가 곧 있을 것처럼 넘겨 짚는 것도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미국, 한국과의 대화에 소극적이었던 북한이 현 시점에서 통신선을 복원한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해 가중된 경제난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북한이 당대회, 당 전원회의, 당 정치국 확대회의 등을 통해 현재의 난국을 돌파할 계획 및 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이행해왔지만 한계에 봉착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특히 지난 6월 열린 노동당 제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서명한 ‘특별명령서’의 관련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점도 이번 통신선 복원 조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에 따라 외부의 지원 등을 얻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통신선이 복원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핵, 자력갱생, 정면돌파전 등의 노선을 포기하지 않은 상황에서 변이 코로나가 출현했습니다. 경제난도 심해지고 지난번 특별서명을 한 관련 사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도 이뤄졌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얼굴에 먹칠한 셈이라 관련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기존 기조를 바꾼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등과 관련한 남북 간 물밑접촉 통해 북한이 통신선 복원 조치를 취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이 같은 남북 통신선의 복원이 미북 간 대화 재개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 북한에 대한 외교적 관여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북한의 추가적인 움직임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범철 센터장은 “한국이 미국과 소통을 통해 통신선 복원에 나섰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도 북한에 대한 외교적 관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통신선 복원 자체에 대해 환영의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작성: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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