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경찰 “김정남 유품 찾아간 유족 없어”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6년 전 암살될 당시 지니고 있던 유품을 유족 중 아무도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김정남의 노트북과 휴대폰 등은 시신 인도 때 북한 당국이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0월 완 카마룰 아즈란 완 유소프(Wan Kamarul Azran Wan Yusof) 말레이시아 세팡 지방경찰청 부청장은 김정남(김철· Kim Chol)이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될 당시 지니고 있던 유품을 돌려주기 위해 유가족을 찾는다고 공지했습니다.

당시 유소프 부청장은 “6개월 이내에 유가족이 나오지 않으면 고인의 모든 유품은 말레이시아 재무부에 귀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남의 직계가족은 첫째 부인 신정희와 이복 남매인 김금솔·김한솔·김솔희 세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아시아방송(RFA) 취재 결과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유품을 찾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유소프 부청장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현재까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라며 “(유품은) 말레이시아 검찰과 논의해 처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소프 부청장: 범죄 수사과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제가 아는 한 현재 이 순간까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검찰과 이와 관련해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This is under crime investigation department. At this moment with my knowledge nobody was here. Nobody came. We have to talk with deputy public prosecutor.)

그러면서도 자신이 6개월 이라는 기한을 정해놨지만, 여전히 가족들이 나타난다면 유품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소프 부청장은 어떤 귀중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달러를 포함한 다양한 화폐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Those are currencies. Several currencies including dollars)

이어 노트북이나 휴대폰 같은 다른 물품은 없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과거 재판 당시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의 가방에서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등을 포함해 13만 8천 달러 상당의 현금을 발견했다고 증언한 바 있지만, 현재 말레이시아 경찰이 보관하고 있는 것은 현금뿐입니다.

이와 관련해 2017년 3월 말레이시아 당국이 북한에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할 당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이 북한 당국에 넘어갔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의 한반도 전문가 후추평 박사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화상 통화에서 “내가 말레이시아 외교소식통에 들은 바에 따르면 시신 인도 당시 민감한 귀중품들은 북한에 다 귀속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후추평 박사: 제가 들은 바로는 당시 말레이시아와 북한 사이에 많은 협상이 있었습니다. 최종 협상 결과는 말레이시아 당국에 구속됐던 사람들을 석방하고 김정남의 소지품과 함께 그 시신을 반환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중국 공항에서 시신을 인도했을 당시 소지품을 함께 건네줬습니다. 아마 남아 있는 것은 (생전 김정남이) CIA로부터 받았다고 알려진 달러일 수 있습니다.

한편,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다가 여성 2명으로부터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