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국제사회, 북핵 봉쇄 실패...협력 재개해야”

서울- 홍승욱 hongs@rfa.org
2024.06.17
IAEA 사무총장 “국제사회, 북핵 봉쇄 실패...협력 재개해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연합뉴스

앵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북핵과 관련한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우려하며, 북한과 핵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가 현지 시간으로 17일 공개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인터뷰.

 

이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를 봉쇄하는 데 실패했다며, 최소한의 핵 안전 기준이 충족되고 있는지 여부를 러시아와 중국조차 알지 못하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핵 안전 분야를 예로 들며, 국제사회가 북한과 협력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북한은 연료 생산, 우라늄 처리 및 재생, 원자로를 포함해 매우 야심찬 핵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며, 이는 핵무기 뿐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감시되지 않는 엄청난 수의 북한 핵 시설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매우 큰 핵무기 저장고를 갖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해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조립할 수 있는 핵탄두 수가 90기에 달한다는 연구기관의 관측 결과도 나왔습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6일 내놓은 2024년도 연감(SIPRI Yearbook)을 통해 북한이 현재 약 50기의 핵탄두를 조립한 상태이며, 90기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만큼의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올해 1월 기준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 추정치인 50기는 이 연구소가 1년 전 추산한 것보다 20기 정도 증가한 것입니다.

 

연구소는 다만 추정치 외에 북한이 실제로 보유한 핵탄두 수는 매우 불확실하다며 실제 수량은 한국이 2018년에, 미국이 2020년에 공개한 정보 평가에서 언급된 20~60기 사이에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또 북한이 핵무기에 쓰기 위해 생산해온 플루토늄 뿐 아니라 고농축우라늄(HEU)도 만들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북한의 군용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네 차례에 걸쳐 오물 풍선을 날려보낸 것은 대북 전단에 대한 대응보다는 새로운 심리전 수단을 시험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란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4일 공개한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 의도 분석 및 하반기 남북관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고도 2~3km 정도에서 자연풍에 의해 움직이는 무동력 비행체로 풍향과 풍속 등 기상 조건에 따른 공중 부양 물체의 대남 이동 경로를 시험해 본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오물풍선 부양 소식을 관영매체에 싣지 않은 것 등으로 미뤄 대북전단 살포에 보복하거나 내부적으로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런 내용들이 노동신문에는 일체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북한이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것은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남 적개심을 유발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신종 대남 심리전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오물 풍선을 날려보내는 기술적인 실험을 하려던 것이 아니었을지 해석하고 있습니다.

 

성 선임연구위원은 오물풍선 살포에 “동력이 없는 풍선과 같은 신종 침투 수단에 한국 군의 방공망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험해 보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 대북전단은 대외적으로 내세운 명분이었을 뿐, 오물풍선 살포의 진짜 이유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물리적 타격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서 오물풍선이 가진 잠재적인 위험성까지 평가절하해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내놓았습니다.

 

성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남북 간 교전이나 전면전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풍선이 공격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인명 살상이 가능한 물질을 내부에 주입할 경우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가능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해 중국이 띄운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에 침투한것처럼, 풍선을 이용한 군사작전의 기술적인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물풍선에 대한 한국 군의 대응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부와 한국 군이 비교적 침착하게, 풍선이 낙하한 뒤 조사 및 수거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은 대단히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성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올 하반기 남북관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요소로는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와 8월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한 군사분계선 일대 도발, 헌법 개정을 통한 해상 국경선 선포 예고, 정찰위성 재발사 가능성 등을 제시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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