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광명성절 경축 ‘얼음조각축전’ 중단 위기
2024.02.14
앵커: 북한 당국이 오는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을 기념해 개최하고 있는 ‘백두산 얼음조각축전’이 중단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입니다. 따뜻한 날씨로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예정된 축전기간까지 조형물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혁명의 성지로 불리는 백두산 기슭 삼지연시에서 광명성절 ‘얼음조각축전’이 지난 8일 개막됐습니다. 김정일의 생일 82주년을 기념해 성대한 얼음축전이 예정되었지만 열흘도 채우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는 설명입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이달 8일,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광명성절 얼음축전’ 개막식이 열렸다”면서 “하지만 얼음조각 조형물의 재료인 눈 부족으로 얼음축전의 개최여부에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의 얼음조각축전에 전시하는 조형물은 대부분 기초작업을 눈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음은 일부 주요 장식에만 쓰고 대부분 눈모형에 색감을 입힌다음 물을 뿌려 밤새 얼리는데 요즘같은 경우 낮기온이 따뜻하다보니 조형작품이 다 녹아내리고 있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양강도당 위원회 간부의 말에 따르면 당초 광명성절 얼음조각축전은 1일부터 20일까지로 예정되었다”면서 “하지만 2월 들어 낮에는 영상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한때 얼음조각축전이 무산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하지만 당에서 다시 축전개시를 지시하면서 삼지연시의 각급 공장, 기업소, 단위에서 백두산과 정일봉 관련 조형물을 맡아서 형상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런데 얼음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조형물은 지난해와 비할 수 없이 초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그나마 밤에 영하로 내려갔던 기온이 낮에 영상으로 오르면서 이미 만들어 놓은 조형물마저 녹아내리고 있다”면서 “때문에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개최할 것으로 알려진 얼음축전이 끝까지 마무리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요즘 삼지연시에서 개최된 ‘광명성절 얼음축전’ 때문에 보천에서 삼지연까지의 여객열차가 매일 정시로 운행된다”면서 “타도에서 국경지역에 대한 여행증 발급이 어려워 주민들이 대거 참가하지 못하는 조건에서 도내 주민들이 참가하라는 도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광명성절 얼음축전은 열흘간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하지만 날마다 기온이 올라 얼음작품들이 자꾸 녹아내리는 데다 이제는 눈도 내리지 않아 광명성절과 관련한 추가 보수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원래 광명성절 관련 얼음조각작품은 618당원돌격대가 중심이 되어 진행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기후조건이 따라주지 않아 삼지연시의 각 기관, 기업소, 단위와 인민반에서 각종 동물과 화초를 형상해 전시장을 장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특히 축전장에 전시한 백두산과 정일봉 작품이 녹아 광명성절까지 유지될지 예측불가”라면서 “밤마다 동원되어 겨우 만든 얼음작품이 낮에는 햇볕에 형체 없이 녹아내리면서 억지공사에 대한 주민들의 원망도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게다가 얼음조각에 조명을 밝힐 발동기도 기관 기업소와 해당 인민반에서 자체로 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