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 사상교육 강화하라” 지시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12.18
military_officer_b.jpg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나온 북한군 장교의 여윈 모습.
/아시아프레스 제공

앵커: 북한 정권이 이달 초 시작된 동계 군사훈련을 계기로 최근 비핵화 대화 분위기 속에 느슨해진 군인들의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지난 1일 동계 군사훈련이 시작되면서 혁명의 수뇌부가 미국과 어떤 대화를 하던 군인은 평화에 대한 환상을 없애고 ‘대적관념’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현 상태가 긴장상태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군부대 안에서 긴장을 강조하는 사상교육과 부대에서 외출 금지 등 군대에 대해서 규율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아시아프레스 북한 내 취재 협력자가 12월 초 국경 경비대 병사로부터 직접 들은 바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화 기조 속에서 특히 남북한 간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약속하면서 느슨해졌던 북한 군사들의 사상을 다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대적 관념이라고 했습니다. 대적 관념이라는 것은 인민군대의 주적이 미국과 남조선 괴뢰도당이라는 그런 개념이랍니다. 혁명의 수뇌부가 계속 대화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 주적은 미국이고 남조선 괴뢰도당이라는 사상 교육 자료를 배포하면서 계속 부대 안에서 사상 정치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량강도와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군부대 검열도 빈번해지고, 지휘관인 장교들도 귀가를 하지 못하고 일반 군인들과 같이 병영에서 생활하라는 ‘병영체험’ 지시가 내려졌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주민에 대해서는 대외 긴장 상황에서 자주 실시하는 방공훈련이나 대피훈련을 시행하지 않고 있어 김정은 정권이 우선 군대부터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그는 진단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 NK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군 인사들과 함께 백두산 등정에 나선 이후 인민군 총정치국은 지난 10일 전군에 항일투쟁 시기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유격전술 내용을 담은 정치학습자료를 배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각 중대·소대 별로 이 자료를 암기하고 토론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최근 ‘중대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북한이 복잡한 대내외 정세 속에서 북한군이 흔들리지 말고 이른바 ‘백두의 혁명전통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고 이 매체는 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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