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사행동 보류 선언 후에도 ‘반한 감정’ 부추겨”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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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6월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앞에서 진행된 대북전단 살포 항의 군중집회 모습.
사진은 지난 6월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앞에서 진행된 대북전단 살포 항의 군중집회 모습.
/연합뉴스

앵커: 일본의 한 매체가 최근 한국 문재인 대통령을 격한 욕설로 모욕하고 한국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불러 일으키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내부 문서를 입수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시아프레스가 최근 입수한6월 28일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된 노동당 선전선동부 문서 제목 사진의 일부.
아시아프레스가 최근 입수한6월 28일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된 노동당 선전선동부 문서 제목 사진의 일부. /아시아프레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선전선동부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선전∙교양 사업을 하기 위해 지난 6월 28일 자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안해 승인받은 문서를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한국 측 삐라 살포에 대한 분노와 보복을 하고 싶다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여러 조직, 여러 단위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소개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삐라 살포 문제에 대해 “정부로서 이런 식으로 선전하자”라는 목적으로 작성된 겁니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6월 4일 한국 내 탈북민의 대북전단 즉 삐라 살포를 맹비난하며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없을 경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한 후, 6월 16일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고, 보복으로 대남전단 살포와 군사행동을 예고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내부 협력자를 통해 입수한 ‘우리의 최고존엄을 감히 건드린 괴뢰역적패당에 대한 보복열기로 끓고 있는 일군들과 근로자들의 반영과 대책보고’라는 5쪽 짜리 내부 문서는 6월 28일 김 위원장의 승인을 받았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선전선동부의 이 문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23일 행동 보류를 선언하면서 표면적으로는 한국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약해진 후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되었는데,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강하게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문재인 대통령을 ‘놈’이라거나 ‘머저리’라고 하고, 자신들이 만들 (대남) 삐라 도안에 대해 이런 식으로도 표현했더라고요. “비겁하고 가련한 문재인의 께끈한 낯짝을 해골바가지로 형상하든가”라든지 “우리의 미싸일이 그놈의 대갈통을 박살내는것으로 형상하여 우리의 격앙한(격앙된) 심정을 더 강하게 표현하였으면 좋겠다”라든지 문재인 대통령을 아주 구체적으로 공격하는 내용…

이는 코로나19와 대북제재 등으로 고통을 겪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의 가교 역할을 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기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데 대한 경계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모독하는 한국 탈북단체의 삐라 살포에 대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묵인을 절대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북한 주민들의 충성 경쟁을 부추기려는 의도도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6월 15일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공동선언2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맹물먹고 속이 얹힌 소리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놓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당시 사태가 최고 존엄인 김 국무위원장을 모독하고 북한 인민 전체를 우롱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외교관 출신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같은 원색적 비난은 북한이 주민들에게 주체사상과 미국과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켜야만 북한 정권이 유지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으로 진단했습니다.

고영환 연구위원: 그런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교양사업을 해 왔고,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탈북민 출신인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투쟁 대상인 남한에 도를 넘은 환상을 갖고 있다는 북한 지도부의 위기 의식을 당시 선전선동부 문서가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성민 대표: 악선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마음을 증오로 꽉 채워 놓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적어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북한이) 그런 대남 정책을 계속 끌고 나갈 것이라고 분석이 되어지고요.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대북인권단체 ‘노펜스’의 정광일 대표는 북한이 이 단체와 자신의 활동을 세세하게 알고 있고 위협도 가하고 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이 단체의 대북 정보유입 활동이 북한 체제에 대한 강력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민감하게 감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달과 이달 들어 대남 비난을 다소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북한 선전 매체들은 축소된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불만을 언급하는 것 이외에 이례적으로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비난 성명은 발표하지 않으면서, 최근 수해 복구 현황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등 대내 현안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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