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기습 하마스 ‘북한제 무기’ 사용 정황
2023.10.09
앵커: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외국인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살상 납치하고 있는데, 관련 영상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북한제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당시의 모습이 담긴 영상.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 납치돼 트럭에 실려 의식을 잃은 독일계 이스라엘 여성의 처참한 상태가 공개됐습니다.
이 영상이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며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무장대원이 들고 있는 로켓이 군사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한 군사 전문 블로거(War Noir)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X 계정에서 “이 영상은 가자 지구에 있는 하마스 알카삼 여단 대원들의 모습”이라며 “대원 중 한 명은 북한에서 제작된 흔치 않은 F-7고폭 파편 로켓을 갖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스위스 국제개발대학원(IHEID) 산하의 ‘스몰암스서베이(Small Arms Survey)’가 지난 5월 작성한 ‘북한 밀수출 무기 식별법 가이드’( North Korean Small Arms and Light Weapons Recognition Guide)에도 북한의 F-7 로켓 모습이 공개됐는데, 영상에 나온 무기와 모양이 비슷합니다.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의 군사 자문 기업인 무기연구서비스(ARES)의 엔알 젠젠 존스 국장 블로그에도 비슷한 모양의 무기가 F-7 로켓이라고 명시됐습니다.
북한제 F-7 로켓은 85밀리리터 포를 가진 로켓추진식 수류탄(RPG)으로 그간 중동지역에 많이 수출돼 왔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RPG로는 PSRL-1가 있는데,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우크라이나전에서도 우크라이나 군이 많이 활용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마스가 이번 기습공격에서 민간인 또는 군인에 대한 살상을 위해 테러 공격을 하거나 위협하기 위해 이 무기를 보유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 국방정보국(DIA) 출신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전부터 하마스는 북한이 제공한 F-7 로켓을 사용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제 F-7 로켓뿐아니라 지난 주말 다른 북한제 무기들도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벡톨 교수: 이전부터 하마스가 이란을 통해 북한으로부터F-7을 제공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마스는 북한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하마스에 F-7 로켓뿐 아니라 대전차 미사일 ‘불새’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악화된다면 하마스는 이 불새 미사일도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선임연구원도 이날 RFA에 북한 무기들이 하마스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소식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북한은 현금을 벌기 위해 어느 곳에든 무기를 팔아왔습니다. 아마 이 무기들은 하마스를 통해 직접 제공했을 수도 있고, 제 3자를 통해서 팔았을 수 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과 비슷한 반 미국 조직들과 연계해왔고, 하마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저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이를 범죄집단인 카르텔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하마스는 북한과 은밀하게 무기거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2009년 방콕 공항에서 북한발 항공기에서 무기들을 발견했고,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당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 무기들이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와 헤즈볼라로 전달될 예정이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영국 매체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지난 2014년 서방의 정부 안보 담당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하마스는 레바논 기반 무역회사를 통해 북한과 무기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구매 물품 리스트로는 수백 발의 미사일과 하마스 자체 군사 작전 능력을 배가할 통신 장비가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