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김정은, 푸틴 초청으로 방러...정상회담 진행”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3.09.11
북·러 “김정은, 푸틴 초청으로 방러...정상회담 진행” 11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역 승강장에 경찰과 군인, 군견 등이 배치돼 있다.
연합

UPDATED 9-11-23 20:50 (KST time)

앵커: 북한과 러시아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1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방문 기간 동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합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김 총비서가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수일 안에 러시아에 찾아올 것이라며 북한 정상의 러시아 방문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 중인 것으로 한국 정보당국이 파악했다는 소식은 이날 오후 늦게 전해졌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김정은이 평양을 떠나서 이동 중인 것 같다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도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총비서의 이동 소식과 함께 오는 12일 저녁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이날 북러 정상이 만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양측이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과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한국 국방부는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방문을 하게 되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북러 간 군사협력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양국 간 협력이 국제규범과 한반도 평화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합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 방송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시도 정황에 대해 정부가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이 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금도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태인데, 북러 양측이 무기 거래를 시도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며 동북아시아와 전 세계 평화·안전에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면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관련된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러시아는 책임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런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옳고, 만일 실행된다면 강력히 중단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장관은 전날 G20, 즉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북러 관계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도 북러 정상회담 성사 시에 양측 간 무기 거래를 중심으로 한 군사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탄약과 군수 물자를 제공하고 러시아로부터 식량, 비료, 에너지원, 군사기술, 첨단무기 등을 받아오는 협력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그러니까 군사 협력, 북한의 군수 물자 보급과 이에 대한 러시아의 대가 지불이 핵심 의제가 될 것 같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에 대비한 협력 논의가 북러 간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도 양측 간 군사협력 논의 가능성이 크다며 이와 함께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 및 식량 문제 등도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7월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양 정상이 서한을 교환하는 등 무기 거래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혀 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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