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주민 고생시킨다” 강추위 속 김정일 추모행사
2022.12.16
앵커: 김정일 사망 11주기(12.17) 추모행사가 영하의 강추위 속에 진행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5일 “어제 인민반 회의에서 김정일 사망(12.17) 애도기간이 선포되었다”면서 “애도기간은 14~20일까지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애도기간에 각 조직별 추모행사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이에 은산군 여맹조직에서는 김정일 사망 11주년을 추모하는 노래모임과 기록영화 시청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오늘(15일) 아침 김정일 추모대회는 태양상(김일성〮김정일 동상) 일대 야외에서 진행되었다”면서 “아침 9시부터 주민들은 추모대회장으로 이동해 대회가 끝날 때까지 세 시간 남아(남짓) 추위에 떨어야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15일 평안남도 날씨는 최저기온이 평년에 비해 4도 낮은 영하 12도, 낮 최고 기온이 영하 2도라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야외에서 진행된 김정일 사망 추모행사가 영하의 추위속에서 진행됐다는 얘깁니다.
강추위 속에서 김정일 추모대회를 조직하면서도 북한 당국은 여성들에게 반드시 한복을 입고 추모대회에 참석해 선대수령의 뜻을 받들어 김정은 정부에 충성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영하권 날씨에 치마저고리(한복)를 입고 오랜 시간 추모대회 참가했던 여성들 속에서 신체가 약한 여성들은 저체온증과 피부가 가려운 등 동상 증세를 보여도 당국이 외면하고 있어 주민들은 원망을 터트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6일 “무산군에서도 김정일 사망 11주년 맞으며 공장 기업소별, 여맹조직별 다양한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산광산에서는 그제부터 광산노동자들이 퇴근 후 추모행사에 동원되느라 고생하고 있다”면서 “실내에서 진행되는 기념강연회와 노래모임 등도 지겹기 짝이 없지만 실외에서 진행되는 추모행사는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끔찍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 일대는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지방입니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은 16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무산광산연합기업소 청사 앞에 광산노동자들을 집합시키고 김정일 추모대회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강추위 속에서 추모대회가 끝날 때까지 김정일이 생전 인민들을 위해 헌신했다는 보고문을 듣고 충성맹세를 다지느라 덜덜 떨어야 했던 노동자들은 (김정일이)인민을 위해 헌신한게 뭐냐며 ‘(김정일이)살아서는 인민들을 굶기더니 죽어서도 인민들을 강추위 속에서 고생시킨다’면서 원망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은 지난 2011년 12월 17일 현지 지도 방문을 위해 탑승한 열차에서 과로로 인한 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로 인해 70살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