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10주기에 북 주민 싸늘한 반응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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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10주기에 북 주민 싸늘한 반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10주기인 지난 17일 북한 각지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과 태양상에 근로자들과 군 장병들, 청소년학생들이 꽃바구니와 꽃다발들을 진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은 김정일 사망 10주기를 맞아 중앙과 지방에서 다양한 추모행사를 열고 김정일 위대성 선전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각종 추모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의 반응은 아주 싸늘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북청군의 한 공장 간부 소식통은 20일 “며칠 전까지 김정일 사망 10주기를 맞아 중앙은 물론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있었다”며 “하지만 추모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끌려 나온 것임을 감추지 않는 싸늘한 분위기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7일 아침 온 기업소 종업원들이 집체적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을 형상한 모자이크 벽화를 찾아 조화를 증정하고 묵념을 하는 행사가 있었다”며 “그런데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양복이 아니라 평시에 입던 잠바와 군복 색깔의 작업복을 입고 나와 행사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요한 정치 행사에 참가할 때는 의무적으로 남성은 양복, 여성은 치마저고리(한복)를 입어야 한다”며 “특히 이번 행사는 김정일 사망 10주기를 맞는 중요한 정치 행사였고 사전에 복장을 단정히 할 데 대해 수차 지시가 있었음에도 이런 지시가 먹히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오후 5시에는 전체 종업원들이 한곳에 모여 TV로 중앙에서 개최된 추모대회를 시청했는데 100명이 넘는 전체 종업원 중 20%에 달하는 종업원들이 참가하지 않았다”며 “추모대회 시청에 참가하지 않은 종업원들은 대부분 청년들과 여성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중요한 정치행사에도 참가하지 않는 것을 보면 몇 년 사이에 종업원들의 충성도가 많이 하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최근 악성전염병 사태로 극심한 생활고가 지속되면서 민심이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양강도 대홍단군의 한 국영농장에서 일하는 행정 간부 소식통은 21일 “김정일 사망 10주기와 관련해 애도 기간에 진행된 각종 행사 과정에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며 “추모 관련 행사에 참가하는 종업원들의 태도는 김정일을 진심으로 애도하는 분위기가 결코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대홍단)군에서 진행한 김정일화 전시회, 사진 전시회, 그리고 농장에서 자체로 진행한 도록해설모임 등 여러 행사와 모임에 절반이 조금 넘는 종업원들만 참가했다”며 “나름 당국이 가장 중요하게 보고 조직한 행사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지 않은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17일 오후 종업원 전체가 모여 중앙추모대회를 시청할 때 맨 뒤의 몇몇 청년들이 잡담을 하며 해바라기씨를 까먹고 있었다”며 “이런 행동은 이전 같으면 다 문제가 되어 처벌 받을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 청년들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중앙추모대회를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몸을 웅크리고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며 “노동당의 요란한 선전에도 김정일의 사망을 진심으로 애도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선대 수령들에 대한 민심이 한해 한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며 “한마디로 이제는 ‘김정은과 노동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이라는 말은 인민들에게 전혀 먹혀 들지 않는 허황한 구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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