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 추모 답사 학습 대폭 강화
2023.12.21
앵커 : 북한 당국이 김정일 사망 추모 기간에 혁명전적지, 사적지 답사를 통해 자기 고장에 깃든 김일성, 김정일의 영도 업적을 학습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예년에 비해 대폭 강화된 것으로 어린 학생들까지 영하의 날씨에 답사를 강요 당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해마다 12월 17일, 김정일 사망일을 맞으며 지정하는 추모 기간은 열흘입니다. 이 기간에 북한 주민들은 매일 아침 김정일 동상과 모자이크 벽화를 찾아가 추모 묵념을 올려야 하고 김정일의 영도 업적을 칭송하는 기록영화(다큐멘터리)를 의무적으로 감상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8일 “김정일 사망일을 맞으며 온 나라에 추모분위기를 엄숙하게 조성할 데 대한 중앙당(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지시문이 16일, 각 기관기업소, 근로단체 조직들로 하달돼 주민들에게 전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올해는 “김정일 사망 추모 기간에 자기 고장에 깃든 위인들의 영도 업적을 깊이 학습하라는 내용이 새로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지시문에서 언급한 위인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의미합니다.
소식통은 이 같은 지시에 따라 “기존에 없던 혁명 사적지, 전적지를 답사, 학습을 하는 내용이 더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년의 김정일 사망 추모 기간은 김정일 동상에 올라 추모 행사를 하고 영화 문헌 학습을 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는 더욱 강화된 것입니다.
소식통은 “지시문에 따라 김정일 사망일인 17일, (양강도) 혜산시 주민들은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꽃바구니를 증정하고 1분간의 묵념을 올리는 추모행사를 가졌다”면서 “이후 행사에 참여했던 도당과 도인민위원회 간부들은 양강도 사적관을 참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급기관과 공장기업소, 협동농장의 간부들도 추모행사 이후 김정일이 현지지도했던 김정숙사범대학을 참관했다”며 “공장기업소, 협동농장 종업원들과 각 근로단체 조직 성원들은 김정일화 온실을 참관한데 이어 올해 혜산시에서 새로 형상한 김일성김〮정일 모자이크 벽화 ‘언제나 인민을 위한 길에 함께 계시며’를 돌아보았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17일에 이어 18일에도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 종업원들, 초급중학교(중학교)와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 각 근로단체 조직 성원들은 혜산시 여러 단위에 건립된 혁명사적비들을 돌아보게 된다”며 “혁명사적비에 적힌 내용도 따로 학습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0일 “김정일 사망 추모기간을 맞으며 자기 고장에 깃든 위인들의 영도 업적 학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학습은 혁명전적지, 사적지를 직접 답사하고, 그곳에 깃든 사연을 공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전적지, 김정일의 현지지도 사적지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다”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전적지, 사적지가 더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학습해야 할 양도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단순히 자기 고장에 깃든 위인들의 영도 업적을 학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근로자들의 정규학습 날(매주 토요일)’인 23일에 학습총화도 있다”며 “문답 형식의 학습총화를 무사히 통과하지 못하면 연간학습총화에서 비판 무대에 올라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요즘 양강도의 날씨가 영하 20도를 오르내리고 있어 혁명전적지와 사적지를 답사해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이 매우 크다”며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 학생들도 이런 날씨에 혁명전적지와 사적지 답사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적지와 전적지 답사는 많은 기관들이 연쇄적으로 물려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퇴근후와 방과후는 물론 일과 시간에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혁명전적지는 전쟁과 관련된 김일성, 김정일의 유적지, 혁명사적지는 김일성, 김정일의 행적에 관련된 장소 즉 현지 지도 현장 등을 의미합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