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김정은, ‘코로나 사태’ 지도력 강화에 활용”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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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김정은, ‘코로나 사태’ 지도력 강화에 활용”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스크를 쓰고 평양시 안의 약국들을 찾아 코로나 의약품 공급실태를 직접 요해(파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 당국이 코로나 사태를 자신들의 지도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1일 한국의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가 북한 코로나 사태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화상 토론회.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현재의 코로나 사태를 지도력 강화에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북한 내 코로나 사태 현황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대내적으로는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지도자와 당의 대응으로 감염병 사태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북한이 코로나 사태의 전면적인 실상을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대내적으로는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있는데 이 위기를 지도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도자와 당이 위기에 잘 대응해서 코로나가 많이 진정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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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과 GW한국학연구소가 21일 화상으로 공동 주최한 '북한의 코로나19 대유행: 공중보건위기 상황의 정치경제' 토론회. / 중계 영상 캡쳐

고 원장은 다만 감염병 사태가 향후 식량 문제 등을 일으켜 이른바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인 발전 노선에 위기를 초래한다면 이 같은 지도력이 상당한 손상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이 한국, 미국과 대화를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준비로 긴장을 조성하면서 향후 행보를 두고 고심하는 일종의 분기점에 서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 준비 상황을 외부에 노출하면서도 아직 실험을 실시하지는 않고 있고, 한미의 태도에 따라 핵실험을 하지 않는 방안을 협상 수단으로 내세워 현재의 어려움을 해소할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 원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외교통인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지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협상을 염두에 두고 한국과 미국 측의 태도를 지켜보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담당 국장도 이 자리에서 북한이 코로나 사태가 심화된 지난 몇 개월 동안 기존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면서, 감염병 국면에서 주민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정보를 공개하거나 취약한 지도력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던 과거의 태도와는 달리 경제적으로 많은 피해가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담당 국장: 김정은은 자신도 현재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대북제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주민들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주민들이 감염병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정권이 긍정적인 이미지로 보이도록 노력해왔습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봉쇄와 협상, 외교와 벼랑 끝 전술등의 갈림길을 두고 다시 한 번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적극적인 대화 재개에 나서지 않는 현 상황에는 벼랑 끝 전술을 다시 한 번 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민간 연구단체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의 레이첼 민영 리 선임 분석전문가도 북한이 코로나 사태 가운데 김정은 총비서가 권력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그 위상을 강조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당 권력 강화에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 관련 통제 조치를 완화하려는 기조를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홍제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민 이동 통제가 어떤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여러 보도에 따르면 점차 봉쇄 수준이 완화되는 동향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통제 조치 완화는 경제적인 충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통제로 인해 농촌 인력 동원이 위축되고 주민 생활이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 매체가 강조한 모내기 성과와 건설 부문 성과도 실제로는 위축되거나 부진했을 가능성과 함께, 무엇보다 식량 등 생활필수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시장 활동이 위축되고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주민들의 이동 통제를 완화하는 경우 경제 상황 호전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이우태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은 같은 토론회에서 북한 내 코로나 확산 배경으로 지난 4월 김일성 생일 110주년 기념행사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을 꼽았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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