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사상’ 담긴 간부용 학습자료 처음 하달
2023.11.30
앵커: 연말을 맞아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간부용 학습참고자료를 작성해 전국에 배포했습니다. 김정은의 지시와 노동당의 정책 내용이 담긴 학습 참고자료가 하달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매년 학습행사가 진행되지만 중앙당에서 전국 간부들을 대상으로 학습할 용의 문제와 답안을 작성해 배포한 것은 매우 드문 일로 김정은 정권 들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북한 주민은 누구나 노동당이 조직하는 학습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합니다. 학습은 간부와 일반 근로자 따로 진행되는 데 간부학습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간 동안 시 군당위원회 청사에서, 근로자학습은 월 2회, 첫째 주와 셋째 주에 60분 정도 각 공장 기업소 별로 진행됩니다.
매달 진행하는 학습제강(교안)은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작성해 시간과 일정을 밝혀 전국에 통일적으로 하달합니다. 학습의 정식 명칭은 ‘김일성-김정일주의 학습반’입니다.
12월이면 1년 간 학습한 내용을 시험치는 년간 학습총화가 진행됩니다. 이 년간 학습총화를 앞두고 최근 노동당이 특별히 간부들이 학습할 내용을 담은 학습참고자료를 작성해 배포한 겁니다.
양강도의 한 기업소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중순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간부들에게 학습참고자료를 내려보냈다”며 “모든 간부들이 김정은의 사상과 당의 정책을 확고히 인식하도록 하려는 목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습참고자료는 총 20문제로 되어있다”며 “노동당 8차 대회(2021.1)에서 한 김정은의 결론 내용이 제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8차 당대회의 기본사상과 정신, 대회에서 제시된 결정 관철을 위해 나서는 과업,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중심 과업, 간부들의 책임과 본분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농촌발전문제가 논의된 8기 4차 당전원회의(2021.12)에서 한 김정은의 보고 내용도 있는데 사회주의 농촌건설 목표, 농촌발전전략의 기본과업, 농업생산을 늘이기 위한 과업 등”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시, 군의 지역발전을 위해 나서는 과업, 이 사업에서 간부들이 자기 책임과 본분을 다하기 위한 과업도 들어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년간 학습총화를 앞두고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전국의 간부들이 학습할 내용을 담은 참고자료를 작성해 배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간부들의 사상 무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9일 “요즘 간부들이 곧 진행될 년간 학습총화준비를 하느라 바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당이 하달한 학습참고자료에는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건설현장을 찾은 김정은의 덕성(인덕과 인풍)을 담은 회상 실기와 ‘인민의 축원’을 비롯한 노래 3곡도 들어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학습총화와 함께 군당 선전부가 간부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자체학습과제도 검열한다”며 “학습총화 성적과 자체학습과제 수행은 매 간부의 충성도 및 당생활 평가에 반영돼 간부사업(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절대 소흘히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11월 말부터 12월까지는 연말을 맞아 년간 계획 수행 마무리를 비롯해 바쁜 시기”라며 “이 와중에 지배인, 책임기사를 비롯한 공장 간부들이 작업반에 지시를 주고는 자기 방에서 학습참고자료에 나온 내용을 외우느라 정신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 모든 간부는 매년 평가를 받습니다. 평가는 간부의 등급에 따라 해당 공장 기업소 당위원회나 도, 시, 군당위원회가 합니다. 평가는 당조직생활과 사상생활로 구분돼 진행되며 학습총화 결과는 사상생활 평가에 포함됩니다. 년간 평가서는 각자의 개인 간부 문건에 첨부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