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구호판 교체로 ‘김정은 시대’ 공식화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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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위)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라고 적힌 붉은 현수막.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위)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라고 적힌 붉은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당국이 요즘 김정은의 지도력을 칭송하는 새로운 구호를 세움으로써 ‘김정은 시대’를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에는 김일성, 김정일주의를 강조함으로써 세습통치와 혁명전통의 정당성을 알리려 했다면 지금은 김정은의 치적을 선전하는 구호판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김정은의 세습통치를 혁명전통계승이라는 명목으로 정당화해 왔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찬양 일색이었던 구호판이 요즘 들어 김정은의 지도력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바뀌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3일 “최근 중앙의 지시에 따라 전국 도처에 새로운 구호판이 설치되면서 주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앙당에서 이제는 노골적으로 ‘김정은 시대’라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5월 새로운 구호판 제작지시가 하달되어 각 단위와 기업소들에서 구호판 제작전투를 벌였다”면서 “해당 공장 기업소에서는 ‘돌격대’까지 무어 현장에서 주야간 전투를 하면서 대형콘크리트 조형물인 구호판을 급히 완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구호판의 글자 하나당 크기는 가로, 세로 2.5미터~4미터에 이르고 매 글자의 간격은 1백미터씩”이라면서 “구호 하나를 설치하는 데도 수백에서 수천 평방미터의 토지면적을 정리해야 하는 방대한 작업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대형 콘크리트 조형물에 새로 나온 구호가 새겨지면서 주민들 속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새로 나온 구호 ‘21세기를 위대한 김정은세기로 빛내이자!’라는 문구에 대해 비아냥 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4일 “이달 들어 곳곳에 새로운 구호판이 등장해 주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많이 다니는 도시 중심가나 강뚝, 산중턱을 깎아 새로운 대형 구호판을 설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에서 구호는 당과 정권의 정체성과 방향이 요약된 정책지침서와 같은 것”이라면서 “그런데 요즘 ‘21세기를 위대한 김정은 세기로 빛내이자’는 새 구호가 등장하면서 일부 주민들은 오히려 장래에 대한 깊은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원수님이 처음 후계자로 등장할 때만 해도 일부에서는 ‘나이가 젊고 외국에서 공부한 그(김정은)가 경제개혁을 통해 인민들을 먹여 살릴 길을 모색할 줄 알았다”면서 “조선이 운이 없어 세상에 없는 3대세습으로 인민생활은 더욱 쪼들리고 핵개발로 미국의 제재를 불러와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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