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국군포로 문제해결에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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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문재인 정부가 미귀환 국군포로 관련 문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은 올해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13일 한국전 국군포로 송환문제에 관한 화상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정전협정 체결 직전에 포로가 된 국군포로 손동식 씨의 딸인 손명화 '6.25 국군포로가족회' 대표는 이날 행사에 나와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잡혀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들과 그 자녀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처우가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손 대표는 앞서 한국 정부 측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군포로의 인적사항 등이 잘못 표기된 사안들에 대한 정정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손명화 대표: (한국에서) 아버지 병적 증명서를 때면 아버지는 51년도 무명고지에서 전사를 했다고 나옵니다. 저는 62년 생인데, 그럼 나의 아버지는 누구며 나의 아버지 조국이 어느 나라냐. 전 그걸 대한민국에 묻고 싶었고, 미국에 요구한 것도 그 뿐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버지 병적 증명서 기록에는 51년에 전사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아버지의 유해를 한국에 가져와 DNA 유전자 검사 등을 거치고 신분 확인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훈장은 커녕 유족이 요청한 인적사황 정정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06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손 대표는 자신과 같이 북한에서 탈출한 대한민국 국군포로의 자녀들은 "북한에서도 인간 대접을 못 받았지만, 한국에 와서도 인간 대접을 못받고 있다"며 "우리는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라고 한탄했습니다.

손명화 대표: 우리 아버지들은 포로가 되고자 포로가 된 것도 아니고, 북한에서 죽자고 해서 죽은 사람도 아닙니다…우리도 국군포로 자녀로 태어나자고 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43호 자녀로 평생 연좌제 속에서 살고 싶어서 태어난 자식이 아니지 않습니까.

손명화 대표는 자신을 비롯한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 유족들을 대표해 앞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한국 국방부 측으로부터 받은 답변은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 정권에 가서 항의를 하라'는 등의 차가운 반응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한미연합사 작전참모출신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전 국군포로들을 비롯한 그들의 자녀들이 지금까지 겪어야 했던 차별과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유엔도 북한으로 잡혀간 한국인 국군포로들이 '성분'에 기반한 차별을 당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차별이 그들의 유족들에게까지 이어져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따라서 앞으로도 인권의 중요성을 앞세운 한미 당국의 대북관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북한과 협상을 하게 된다면 한미 양국이 귀환하지 못한 한국전 국군포로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더 나아가 정치적인 이유 또는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핑계로 국군포로들의 명예를 되찾고 그들의 유해를 고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노력을 멈춰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시애틀주에 본부를 두고 북한 선교활동을 해온 '동족선교회' 대표 박상원 목사는 이날 행사에 참여해 "한국사람 대다수가 기아로 죽어가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겠다고 선한 마음으로 북한의 광물, 석탄 등을 수십년동안 인도적 차원에서 수입해줬다"고 말했습니다.

박 목사는 그러면서 "그런데 사실 그 석탄은 연좌제에 의해서 24시간 중노동을 해온 국군포로들이 채광한 광물이었고, 이것을 우린 피묻은 석탄이라 부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국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눈치를 보며, 북한 내 국군포로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