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애’ 이름 바꿔라” 북, 대 이은 개명 강요
2023.02.10
앵커: 북한당국이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의 우상화에 나선 가운데,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돕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어제 정주시 안전부에서는 ‘주애’라는 이름으로 주민등록과에 등록된 여성들을 안전부로 불러내어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사는 인민반에도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12살 여자애가 있었는데, 안전부 주민등록과에서는 여자애 부모를 안전부로 호출해 딸의 이름을 바꾸고 출생증 교체를 강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이 ‘주애’라는 이름을 전부 조사하고 개명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최고존엄의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선전되고 있는 딸의 이름이 ‘주애’이기 때문에 동명인을 없애라는 내적 지시가 내려왔다고 안전부 간부가 말해 주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 “어제 평성시 안전부에서는 ‘주애’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여성들은 일주일 이내로 이름을 바꾸라는 중앙의 내적 지시를 각 인민반장을 통해 포치하였다”라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시대에는 ‘일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김정일시대에도 ‘정일’이라는 이름을 강제로 바꾸도록 하였으며, 김정은시대가 출범하자 ‘정은’이라는 동명인도 모두 없애고 수령 신격화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이제는 최고존엄의 딸 주애가 텔레비죤에서 ‘존귀하신 자제분’에서 ‘존경하는 자제분’이라고 선전되더니 ‘주애’라는 이름마저 일반 주민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에 일부 주민들은 누가 최고존엄의 딸 이름이 ‘주애’인 줄 알고 자기 딸의 이름을 ‘주애’라고 지었겠냐며 개명을 강제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에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김정은 총비서의 딸 이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으로 김정은과 손을 잡고 ‘사랑하는 자제분’으로 등장한 모습이 선전매체로 보도된 이후 김정은의 딸 이름이 김주애라는 사실이 간부들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려졌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지난 8일 북한 매체는 또 다시 인민군 창건 75돌을 맞아 김정은 총비서와 ‘존경하는 자제분’이 인민군 장성들의 숙소를 축하 방문했다고 보도하면서 김주애 호칭을 ‘사랑하는 자제분’에서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격상시켜 선전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현재 주목받고 있는 김정은의 딸은 둘째고 이름은 김주애입니다. 정확한 나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0~12세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김주애라는 이름이 처음 알려진 건 미국 농구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이 2013년 9월 방북 당시 김정은 총비서 부부와 만나 그렇게 들었다고 한 전언이 영국 매체를 통해 보도된 이후부터 입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