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당대회, 내부결속에 방점...한미엔 가능성 열어”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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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북 당대회, 내부결속에 방점...한미엔 가능성 열어”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를 듣고 있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연합

앵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8차 당대회를 통해 내놓은 대미·대남 메시지와 관련해 내부 결속에 방점을 두면서 향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3일 관영매체를 통해 8차 당대회의 폐회 소식을 알린 북한.

지난해부터 예고된 8차 당대회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총 8일, 역대 두 번째로 길었던 일정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당대회 마지막 날인 12일 ‘핵전쟁 억제력’을 언급하며 군사력 강화를 강조하고, 내부 기강을 다잡을 것을 시사하는 한편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며 경제 분야에서도 통일적인 지휘를 강조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8차 당대회 기간 동안 내놓은 대미·대남 메시지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이후 진행된 과정들을 보면 유보적인 것들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는 시기에 북한이 관망하고 있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6월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까지 예고했지만,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보류한 바 있습니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당대회 메시지와 관련해 강하게 발언하면서도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대회는 기본적으로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쪽에 방점을 둔 것”이라며 북한이 당대회를 통해 경제 분야를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스스로 경제 성과는 크게 미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군사적인 성과를 내세웠다며, 향후 5년에 대해 ‘이민위천·일심단결·자력갱생’을 내놓은 것은 이 기간 동안 북한식 경제 성과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 이후의 경제 실패를 수습하기 위한 행사였다고 진단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동국대가 주최한 북한학 연구소 신년포럼에서 북한이 이번 8차 당대회를 통해 국방력 강화 의지를 내세우며 경제 실패를 만회하려 시도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등을 향한 대외 메시지보다는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사태, 태풍과 홍수 피해 등 이른바 ‘3중고’로 인한 경제난을 수습하려는 대내 결속에 무게를 뒀다는 것입니다.

양 교수는 이번 당대회에서 나온 대남 메시지와 관련해 ‘파국’보다는 ‘압박 전략’에 방점을 둔 것이라면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한국 측의 태도에 따라 다시 봄날이 올 수 있다고 말한 것은 공을 한국 쪽에 넘기면서 출구전략을 준비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전반적으로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있지만 수위조절을 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당대회가 내부 체제 결속에 무게를 실을 수 밖에 없는 만큼 북한이 지난해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갑작스럽게 화해 분위기로 전환하거나 한국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나타낼 명분을 찾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대근 우석대 교수는 같은 토론회에서 지난 7차 당대회 때는 풍성했던 새 전략 노선을 8차 당대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새로운 당 사업을 통해 나아가기 위한 자리가 아닌, 자력갱생을 위한 정면 돌파전을 지속하고 7차 당대회의 실패를 수습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해명과 변명을 하는 자리였다는 것입니다.

이대근 우석대 교수: 7차 당대회의 속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8차 당대회에서는 독자적인, 새로운 계획, 노선은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교수는 또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등으로 조성했던 화해 분위기의 영향이 이번 당대회에서는 미미했고, 이 같은 2018년의 대외관계 변화는 잠시 등장했다가 사라진 일회성 사건으로 남았을 뿐 북한의 미래를 전망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수입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를 접으면서 비핵화 문제를 우선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 때문에 미국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요구 대신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라는 원칙적 입장만을 피력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반응을 지켜보고 향후 행로를 정하겠다는 포석을 둔 것으로 해석하면서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초기에 미북이 서로 부정적인 신호를 교환할 경우 대립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당대회 마지막 날 김정은 당 총비서의 결론과 결정서 채택, 폐회사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결정서의 구체적인 내용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당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은 이날 자신의 이름으로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을 정밀추적했다는 한국 군 당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김여정은 이번 담화를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로 발표했고, 이에 따라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당 중앙위 위원으로 내려앉은데 이어 당 직책도 종전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됐음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김여정이 본인 명의로 담화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위상이나 역할은 그대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김여정이 개인 명의로 한국을 향한 새해 첫 담화를 발표한 것은 다른 간부들과 달리 공식 소속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대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이번 당대회 기간 중 보인 여러 정황상 김여정이 백두혈통으로서 특별한 지위와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한국 군 당국은 3천 톤급 이상 잠수함에 탑재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지상 사출 시험을 마치고 연내 수중 사출 시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해군 잠수함에 탑재할 SLBM의 지상 사출 시험은 지난해 종료됐고, 올해는 수중 사출 시험이 실시될 계획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단위 전력에 대한 개별적인 확인은 제한된다”며 “한국 군은 강한 군사력 건설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사일 등 첨단 고위력 전력을 확보하고 있고,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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