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북 비대칭전력 증강...어떤 위협에도 단호히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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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원인철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북한이 비대칭 전력을 증강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어떤 위협에도 대응이 가능한 강한 군대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8일 열린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원인철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위협에도 대응이 가능하며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한 군대를 구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인철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 최근 한국의 대내외 안보상황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 증강과 주변국들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엄중합니다.

원 의장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국 군의 방위역량을 지속 확충하고 있다”며 모든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방위 군사대비태세’ 확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힘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열린 한국 통일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에 저강도로 위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북한이 올 연말 미국 대통령 선거 등을 앞두고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 예전 같으면 북한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을 때 자신들의 핵무력이나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실제로 미사일을 쏘는 등 고강도 도발로 나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것보다는 저강도 시위와 위력을 과시하는 정도의 선이 되지 않을까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서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도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북한이 당 창건일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들을 동원해 시위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날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북한에서 만들어진 의류가 한국 내 대기업 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정황과 함께 이는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에서 생산된 한국 중소기업 의류 2만 7천여 벌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지난 2018년 한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다”고 밝혔고, 이는 지난 2017년 북한의 핵실험에 따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2375호 결의안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자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해당 의류 생산업체는 중국 기업과 제품 생산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하청과 재하청을 거쳐 평양의 봉제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됐고, 이는 중국 단둥으로 밀수된 뒤 중국산으로 둔갑해 인천항을 통해 한국으로 반입됐습니다.

이인영 장관은 관련 내용을 하루 전에야 보고 받았다며, 업체가 상황을 인지하고도 사업을 진행했는지와 대북 제재에 저촉되는지, 그리고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북한이 현 시점에 남북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한국 통일부 측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최근 남북 정상이 친서를 교환하고 북한이 ‘한국 국민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사과 통지문을 신속히 보내온 것으로 볼 때 이같이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장관은 다만 북한 측이 한국 국민 피격 사망 사건 공동조사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점, 한국 측이 수색과정에서 영해를 침범했다고 경고한 점, 남북 간의 영해 기준 차이 등에 따라 남북 간 긴장요인은 상존하는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반인륜적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히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사실관계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남북 공동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그 일환으로 남북 군 통신선 복구와 재가동 등 대화 통로의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향후 정세와 관련해서는,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과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내년 1월 북한 노동당 대회 등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현상유지’에서 ‘현상변화’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오는 10일 당 창건일에는 경제적 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ICBM, SLBM 등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고, 기념일 이후엔 남북·미북 관계와 관련해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신속한 미북협상 재개나 조정국면 지속 등 대북정책 기조가 결정될 것이며,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를 계기로 해서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동향과 남북관계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향후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 측이 대선을 앞두고 북한 측과 전격적으로 접촉하는 이른바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왔고 지금도 그렇게 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또 남북 정상 간 화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상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북한의 대남 비난 행위는 전년 대비 6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야당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한국 통일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북한의 대남 비난 현황’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8년 이후 최근까지 3개 관영매체를 통해 모두 1천733건의 대남 비난을 했습니다.

이는 월평균 51건, 하루 평균 1.7건 꼴이며, 연도별로 보면 2018년 152 건에서 2019년 981 건으로 한 해 만에 6.5배 증가한 가운데 올해 10월 7일 기준으로는 이미 60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한국 국민 피격 사망 사건' 피해자의 형 55살 이래진 씨는 이날 피해자의 아들이 쓴 편지를 한국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피해자의 아들은 지난 5일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버지가 사망할 때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두 쪽짜리 편지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편지를 전달 받은 청와대 측은 “다시 한 번 유족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드린다”며 서신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