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대화 재개 위한 돌파구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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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선 양국 모두가 대화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13일 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북 간 샅바싸움이 너무 길어져선 안 된다며 미북 양국이 대화 재개를 위한 선물을 주고받는 일들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김용현 교수는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한 ‘한-아세안 포럼’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한다는 ‘모라토리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미국과의 대화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북한이 지금 경제적으로 어렵고 식량 상황도 좋지 않은 이 시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이 상황 속에서 조금 더 전향적인 모습들을 좀 보이는 이것이 저는 선물 보따리라고 봅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의 입장에선 코로나19 백신(왁찐) 협력과 국제기구를 통한 식량 지원 등을 북한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최원기 교수도 같은 포럼에서 미북 간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양국이 대화를 통해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교수는 북한이 현재 미국의 대화 제의에 호응하진 않고 있지만 ‘미국과의 대화와 대결에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반응 등을 고려할 때 북한 역시 대화를 원하고 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교수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의 의료체계가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에 국경 봉쇄를 할 수밖에 없고, 다른 어떤 조치를 취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입장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에게 코로나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는 그런 조치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날 ‘한-아세안 포럼’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에 있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ASEAN)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임성남 주아세안 한국대표부 대사는 1·2차 미북 정상회담이 각각 싱가포르와 베트남(윁남)에서 개최됐다고 언급하며 아세안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다양한 기여를 해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임성남 주아세안 한국대표부 대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북한이 참여하고 있는 아태 지역의 유일한 다자안보회의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세안은 한반도 정세가 중요한 변곡점을 지날 때마다 대화를 통한 문제의 해결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습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아세안 10개국과 미국, 한국,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27개국으로 구성된 다자안보협의체입니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태국 등의 아세안 회원국들이 남북한과 동시에 수교를 맺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며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메가와티 스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이 남북 사이에 인도네시아가 다리를 놓겠다는 이야기를 몇 차례 했습니다. 그 다음에 디노 파티 잘랄 전 인도네시아 외교차관도 지난 2018년에 젊은 아세안 전문가들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적도 있었습니다.

후 치우 핑 말레이시아 국립대 선임연구위원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비영리 민간단체인 ‘조선 익스체인지’가 올해 두 차례 북한 측과 화상으로 경제 세미나를 개최한 것을 언급하며 동남아의 여러 기관이 코로나 상황에도 북한과의 교류에 좋은 예시가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