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 “트럼프 발언 한반도 긴장 고조 우려”
2017.08.09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초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 미국 정치권에서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을 향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며 전례없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 의회 의원들이 잇따라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벤 카딘 (메릴랜드)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인 8일 발표한 성명에서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정면으로 비난했습니다.
카딘 의원은 북한이 핵전쟁과 관련해 해왔던 엄포나 도발적 언행을 미국이 똑같이 따라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척 슈머 (뉴욕)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부주의한 수사(reckless rhetoric)’라고 평가했습니다.
슈머 대표는 미국의 안보를 위해서는 북한과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엘리엇 엥겔 (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역시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독재자의 추잡한 말에 마치 핵무기 사용을 고려중임을 암시했다’며 ‘고삐풀린 (unhinged) 대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존 메케인 (공화∙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도 지역 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북한과 전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메케인: 훌륭한 지도자는 실제 행동할 준비가 돼 있을 때만 위협하는 법입니다.
반면 린지 그레이엄 (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9일 한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두둔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한국 등 동북아시아보다는 미국 본토 방어를 선택하는 게 당연하다며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한편 평소 북한 문제와 관련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던 일부 공화당 소속 친한파 의원들은 9일 오후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당 소속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그렇다고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지지하기도 어려운 곤혹스런 상황을 반영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