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대뉴스①] 미북정상회담의 ‘길잡이’ 된 남북정상회담

서울-김은지 kime@rfa.org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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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2018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8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진행을 맡은 이예진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첫번째 시간은 김은지 기자와 함께 합니다. 김은지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먼저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이야기 나눌 주제는 바로 미북 정상회담의 ‘길잡이’가 된 남북 정상회담인데요. 김 기자,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반도 정세는 북한의 도발과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상당히 얼어붙었는데요. 올해 남북 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열리게 된 배경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일촉즉발의 위기가 조성됐던 한반도 정세는 올해 들어 대화국면으로 급전환됐는데요. 여기엔 한국 문재인 정부의 중재외교가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평화정착을 최우선 대북정책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대화의 문을 열어둔 채 남북대화를 북한에 지속적으로 제의했는데요. 북한이 올해 초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극적인 전환을 맞게 됩니다. 국면전환을 이끈 가장 중요한 동력은 바로 장기 교착상태에 있던 북핵 협상의 가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북한이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북핵 문제가 사실상 임계점에 다다른 상황에서 북핵 위협의 최우선 당사자로서 문재인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면서 남북 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열리게 된 겁니다. 무산 위기에 빠진 미북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려낸 5월 말의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끌어낸 9월 중순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이 그것인데요. 다시 말해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확인하고, 교착상태인 미북대화를 견인하기 위해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격을 미북 정상회담의 ‘길잡이’라고 규정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확인이 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문재인 대통령: 그 목표를 위해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앵커: 실제로 지난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교착상태에 있던 비핵화 협상이 재개됐다고 보면 될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012년 헌법 전문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고 지난 10년간 어떠한 핵 협상에도 응하지 않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판문점선언을 통해 비록 원론적 차원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는데요. 이같은 입장은 뒤이어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재확인되면서 비핵화의 주체가 북한으로 명확하게 규정이 됩니다. 이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선 김 위원장이 직접 육성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게 되는데요. 당시 김 위원장의 발언 들어보시죠.

김정은 위원장: 조선반도(한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2008년 12월 이후 악화일로를 걸었던 북핵 협상이 본격 재개되는데요. 판문점선언을 시작으로 불과 반년 사이에 남북, 미북, 북중 정상회담 등 전례 없는 연쇄 정상외교가 숨가쁘게 이어지면서 ‘전쟁 위기설’까지 감돌았던 한반도 정세는 사실상 긴장완화국면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한국 내에선 북한이 올해 비핵화 협상에 전격 나선 것은 지난해 말 ‘국가핵무력 완성’에 따라 지금이 가장 낮은 비용으로 높은 협상력을 가질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국면전환은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으로 전환한 자신들의 시간표에 따른 것으로, 신전략노선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국정목표 달성을 위해 북핵 문제는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인데요. 북한이 사실상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북핵 문제는 당연히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과거 남북 간 교류나 화해협력에 초점을 맞췄던 두 차례 정상회담과는 다른 건데요. 북핵 문제의 해결 없이는 한반도 평화정착이나 남북관계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문재인 정부의 현실적인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비핵화 논의에서 한국을 배제해오던 북한이 태도를 바꾼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국의 외교가는 무엇보다 남북대화에서 비핵화가 주요 의제가 된 점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그동안 핵문제는 미국과 논의할 사안이라며 남북회담의 의제로 삼는 것을 거부해왔습니다. 이는 북핵 위협의 가장 직접적 당사국이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구도에서 주도적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한국 정부의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했는데요. 남북 정상은 그러나 올해 4월 판문점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고 후속회담인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위한 실천 조치에도 합의하게 됩니다. 남북이 비핵화의 대상과 방식을 논의하고 그 이행 의지를 합의서에 최초로 명시한 겁니다. 당시 평양공동선언 발표 들어보시죠

문재인 대통령: 북측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도 취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1991년 남북 비핵화공동선언 이후 남북대화 의제로 다루지 못했던 핵문제가 비로소 남북대화의 의제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도 작용했습니다. 북한의 거부와 한반도 문제의 과도한 국제화로 인해 ‘운전석’에 앉지조차 못했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겁니다. 물론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볼 순 없습니다. 한국 내에선 여전히 북한이 대북압박 공조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이용해 한미동맹을 흔들고 대북제재를 이완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입니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 북한은 가능하면 남북대화를 통해 경제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북한의 의도대로 되긴 쉽지 않겠지만 북한은 남북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주변국의 대북제재를 일정부분 완화시키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핵 문제의 경우 궁극적으론 미국과 북한이 풀어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중재 역할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답보상태에 놓이면서 남북 정상회담 합의 가운데 비핵화보다는 남북관계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요. 한국 내에서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미국과의 엇박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남북관계 발전을 동력삼아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겠다는 방침인데요. 사실상 남북간 불가침 선언으로 불리며 남북 정상회담 합의 가운데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역시 북한의 비핵화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한국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에 있는 북한이 비대칭전력의 우위가 사라질 것을 우려해 비핵화에 소극적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협상의 주체인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가 너무 크다는 데 있습니다. 비핵화 협상이 공전할 경우 중재자로서 문재인 정부의 운신의 폭도 좁아질 수 밖에 없는데요. 판문점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이행 역시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실제 미북 간 첨예한 입장 차로 인해 남북 정상이 합의한 ‘연내 종전선언’이 사실상 물 건너갔고, 교류협력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의 설명 들어보시죠.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평양공동선언 2항이 남북 경제협력을 규정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문제는 경제 교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대북제재가 풀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남북이 독자적으로 경제협력을 추진하긴 어렵습니다.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역시 미북 비핵화 협상과 연동돼 있다는 것이 한국 외교가의 관측입니다. 미북관계의 진전없이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인데요. 한국 정부 소식통은 미북 고위급회담이 열려 긍정적인 동력이 마련될 경우 이를 계기로 내년초 미북, 남북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결국 미북관계 진전에 달려 있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에선 올해 워싱턴과 평양을 오가며 중재외교를 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엔 오히려 미북 양측으로부터 속도조절과 합의이행을 압박받을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의 방한이 그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전직 고위 당국자는 북핵은 한국에 대한 위협인 반면 미국은 함께 비핵화를 추구해야하는 동맹인 만큼 북한에게 틈을 주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자유아시아방송의 2018년 10대 뉴스 1편, 미북 정상회담의 ‘길잡이’가 된 남북 정상회담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트럼프-김정은의 역사적 만남편을 보내 드립니다. 많은 청취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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