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 ‘레드라인’ 넘지않는 긴장상태 지속 유지할 것”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0-06-24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18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해병대원들이 야간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18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해병대원들이 야간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대남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한 가운데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레드라인’ 즉 금지선을 넘지 않는 수준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 회의 예비회의에서 총참모부의 대남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것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함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비핵화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현 상황에서 협상력을 높여 놓을 필요가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당분간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수준, 즉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고강도 군사도발을 하지 않는 수준에서 긴장감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남북, 미북관계를 자신들이 끌어갈 수 있도록 긴장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 남북이 대화와 협력을 잘 하면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겠습니까? 일종의 핵 개발 동결상태이고 북한의 핵이 확산만 되지 않는다면 미국으로서는 현재의 상태를 선호할 수 있습니다. 그럼 대북제재는 유지되는 것이죠. 북한이 긴장 상황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국 정부도 움직이고 미국도 대선 직후 한반도 문제에 우선적으로 접근하지 않겠습니까?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군사행동계획 보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국과 여러 사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한반도에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북한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 문제가 미중 간의 협력 영역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김 교수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으로 대규모 미군의 한반도 전개 가능성을 염려한 중국이 북한을 자제시켰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중국이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미국의 암묵적 동의를 얻고 북한에 일정 수준의 경제지원을 약속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이 같은 미중관계를 이용해 현재의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미중 갈등이 상당히 격화된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가 미중 간 갈등 요소의 큰 핵이 돼버리면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군사력이 한반도로 동원될 수 있는 불안정한 환경을 야기시키고 미중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협력하도록 만드는 전략을 세워놨을 수도 있습니다.

이어 김 교수는 “북한이 군사적 조치를 보류한 것은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최근 고강도의 대남압박 전술을 구사했음에도 당장 거둔 실익이 없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강력한 경고의 입장을 표명한 영향도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됩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이번 행위를 달래주기 보다는 엄격한 대응 입장을 밝혔고 한국 국민들의 대북인식도 악화됐다”며 “북한이 이 같은 상황에서 군사적 행동계획을 실천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박 소장은 북한이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한 경제난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데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김형석 전 차관은 “대남전단이나 확성기 등 북한이 대남 대응수단을 잘못 선택함으로써 벌어질 수 있는 파급력을 고려한 것 같다”며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확성기로 맞대응하면 북한에는 큰 타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행사에서 내놓을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특히 올해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라는 점 때문에 북한이 대적사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책임을 한국 정부에 전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북한 당국이 대내외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차원에서 ‘레드라인’을 넘지않는 군사적 조치나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형석 전 차관은 “북한은 한미 당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다가 앞서 총참모부가 발표한 4대 군사적 조치를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협상을 고려해 관련조치의 수위를 조절하겠으나 현재 시점에서 북한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박 소장도 “북한의 대적사업은 끝이 아니라 보류”라며 “한미에 대한 긴장 조성은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