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트럼프 답신 리용호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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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리용호 외무상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에 대한 답신입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성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회의장에서 리용호 외무상에게 서류를 전달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 대사는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비핵화 실무협상을 이끌고 있는 인사입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ARF 외교장관회의 직후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우리 대표단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SNS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리 외무상과 악수하는 사진, 성김 대사가 리 외무상에게 서류를 전달하는 사진도 함께 게시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리 외무상과 아세안 관련 회의를 계기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며 "우리는 빠르고 정중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을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대화의 끈은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ARF 외교장관회의 기념촬영 시간에 리용호 외무상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미북의 외교수장들은 이번 만남에서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지만 비핵화와 대북제재 등에 대한 입장차이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모든 대북제재의 엄격한 이행을, 리 외무상은 미북 간의 신뢰조성을 위한 동시적이고 단계적인 해결 방식을 주장한 겁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ARF 외교장관회의를 앞두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여전히 낙관하고 있지만 대북제재는 엄격히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완수할 것으로 낙관한다"며 "북한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에 대한 외교, 경제적 압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특히 러시아를 향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가 북한 회사와의 합작사업,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신규 허가를 허용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보도를 접하고 있다"며 "보도가 사실이라면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 2375호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동남아사이국가연합(ASEAN)에 대북제재를 준수해달라는 당부도 전했습니다. 석유를 실은 선박이 북한으로 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단속해달라는 겁니다.

반면 리 외무상은 ARF 외교장관회의 연설에서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시사했습니다. 비핵화 문제는 국제사회와 북한이 동시적이고 단계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겁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리 외무상의 연설문은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리 외무상의 비공개 연설 이후 북한 대표단 관계자들에 의해 기자들에게 배포됐습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남북 양자 외교장관회담은 무산됐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장관이 지난 3일 열린 만찬자리에서 리 외무상에게 남북 외교장관회담을 제의했지만 리 외무상이 이에 호응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만찬장에서의 접촉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이해하고 한국의 생각을 전달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