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 NSC 비확산 국장 “북에 ‘대북제재 완화’ 공식 메시지 보내야”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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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존슨(Richard Johnson)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국장.
리처드 존슨(Richard Johnson)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국장.
Photo courtesy of nti.org

앵커: 최근 미국과 북한 모두 대화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지만 양국 간 협상 재개 조짐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북협상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리처드 존슨(Richard Johnson)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국장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대담에 김소영 기자입니다.

기자: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지난해 10월 스웨덴, 즉 스웨리예 스톡홀름에서 미북 간 실무회담이 열렸지만 그마저도 결렬되면서 미북협상에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현재 미북협상,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존슨 전 국장: 현재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정지됐다(stalled)’는 것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전원회의에서 외교적 관여에서 한발 물러서는 듯한 강한 메시지를 남겼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협상에 대한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자신들의 제안이 거절 당했기 때문에 미국의 이전 제안에는 관심이 없을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여전히 외교적인 논의를 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러한 신호에 답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제 단계적 비핵화 같은 수정된 입장을 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가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공식적으로 제재 완화 등을 제안하지 않으면 협상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공식적으로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일부 조치에 대해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협상 재개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은 좀 더 현실적인 입장을 취해야 하고 북한 역시 북한에만 유리하고 미국 측이 한쪽으로 치우졌다고 느껴 거절했던 제안 대신 현실적 제안을 들고 나와야 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이러한 교착상태에서 과거 하노이 회담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일부 제재 완화가 미북 모두가 받아들일 만한 대안이 될까요?

존슨 전 국장: 그렇습니다. 먼저 북한 핵을 동결하거나 부분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가 목표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데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공식적으로 문서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것이 비핵화의 첫 단계가 될 수 있고, 다음으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핵물질 생산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많은 제재를 완화해서는 안되지만 일부 제재는 완화해 줄 수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검증 가능한 첫 조치를 취한다면 지난달 중국이나 러시아가 제안한 일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는 나쁜 의견은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협상이 진행되면 그 다음 단계로 핵 시설들을 폐쇄시켜 나가고 핵 물질을 해외로 반출하는 순서를 밟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어딘가에서부터는 비핵화 조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자: 만약 올해에도 미북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외교적 대화가 없는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북한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존슨 전 국장: 북한은 이전에도 그랬듯이 계속해서 전략 무기들을 개발할 것입니다. 미사일 프로그램은 물론 핵물질을 생산하고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미사일 시험은 안하더라도 관련 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미북 간 외교활동이 없는 가운데 미국은 계속해서 제재를 이행하고 북한은 대대적인 도발 없이 미사일이나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동시에 중국, 러시아 등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나라에 접근할 것입니다. 미북 대화가 없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의 최악의 상황은 2017년 때와 같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로 돌아가는 것인데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랍니다. 대선이 있는 올해 미국 행정부에도 이는 최선은 아닐 것입니다.

기자: 이란 군 지도자에 대한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과거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협력국인 이란과 북한 간 관계를 더 밀착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존슨 전 국장: 북한과 이란이 오랫동안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서로 협력했다는 사실은 맞습니다. 하지만 양국은 다른 방식으로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유착관계가 생길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물론 과거 북한이 시리아에 원자로를 제공하는 등 협력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란과의 협력관계에 대해 신경은 써야 하지만 과잉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이란은 다른 나라의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비확산 측면에서 대량살상무기(WMD)의 거래를 금지한 대북제재는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앞서 북한의 초기 비핵화 조치에 대한 일부 제재 완화를 지지한다고 했는데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가 있을 때까지 대량살상무기 거래 금지 조항을 철회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제재는 북한의 무기 확산을 막아줍니다.

기자: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와의 이견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금강산 개별관광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 정부 움직임, 어떻게 보십니까?

존슨 전 국장: 한국정부가 왜 남북관계를 유지하고 개선시키려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을 통해 들어가는 현금이 북한 정권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이나 군사 등 다른 부문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큰 우려입니다. 금강산 개별관광의 제재 위반 여부를 떠나 북한 정권이 현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유엔 안보리로부터 일부 협력사업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좋은 방법은 이를 외교 관여와 함께 진행시키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러한 사업을 통해 들어간 재정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공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개성공단의 임금을 어디에 사용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 지급하는지, 다른 목적으로 쓰이는 건 아닌지 등을 알아야 합니다. 향후 남북 간 어떤 협력사업이든 북한에 들어간 자금이 잘못 쓰이지 않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북 비핵화 협상의 현주소와 전망에 대해 김소영 기자가 존슨 전 백악관 비확산 국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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