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위급’ 신임 쿠바 대사 임명 “중남미 외교 거점 반영”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4.08.08
북 ‘고위급’ 신임 쿠바 대사 임명 “중남미 외교 거점 반영” 사진은 지난해 8월 김일성·김정일과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 사진 앞에 진정된 북한 외무성·국방성·대외경제성·대외문화연락위원회 명의로 된 꽃바구니.
/연합뉴스

앵커: 북한의 신임 쿠바 대사가 전임 보다 고위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과 쿠바 수교에도 불구하고 쿠바를 중시하는 북한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외무성은 8일 쿠바 주재 대사에 한수철을 임명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수철은 지난 2022년부터 북한 관영매체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부부장으로 호명된 인물입니다.

전임 쿠바 주재 북한 대사 마철수는 한국과 쿠바가 수교한 지 한 달여만인 지난 3월 귀임했는데 이를 두고 북한이 한국과 수교한 쿠바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철수는 북한 외무성에 근무하다 노동당 국제부로 옮겨 국제부 부과장, 과장을 역임한 후 부부장이 된 전문 외교관리라고 말했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은 고위급이라며 전임 쿠바 대사인 마철수는 부부장 보다 한급 낮은 국제부 과장일 때 쿠바 대사로 임명됐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한국과 쿠바 수교 이후에 전임 대사보다 직급이 높은 인물을 대사로 임명한 것은 아직도 쿠바와의 관계를 형제의 나라 관계처럼 중시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 그럴 수 밖에 없는게 국제관계라는 게 철저히 해당 나라의 국익과 전략적 이해관계 따라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국가와 수교를 할지는 그 나라의 자주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이 아무리 기분 나빠하더라도 감놔라 배놔라 할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이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라는 높은 급의 간부를 대사로 파견했다는 것은 아직도 중남미 지역에서 북한에 가장 핵심적인 국가로서 쿠바의 지위와 역할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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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전 대사대리는 최근 북한이 임명한 신임 루마니아 대사 리상림은 노동당 유럽 담당 국제부 과장이었고, 신임 싱가포르 대사 리길성은 외무성 부상이었다며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은 외무성 부상 보다 반급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7 30일 베트남(웹남), 싱가포르 대사를 임명한데 이어 지난 1일 루마니아 대사를 임명했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이를 두고 북한이 코로나 19 이후 대면외교를 활발히 벌여나가는 거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 외교무대를 활용해서 대외정책을 선보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20238월 중국으로 고려항공이 나가기 전까지는 북한은 국경을 100% 막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풀리면서 20238월부터 다른 나라들과 대면외교를 활발히 벌려나가는 거로 방향을 잡은 거로 생각이 됩니다.

그는 또 북한 대사들의 임기가 원래 4, 길게 5년인데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 외국에 부임한 대사들의 경우 부임 후 벌써 5년이 지났다며 대사 순환 근무 차원에서 향후 신임 대사 임명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이번에 북한이 대사를 임명한 베트남, 싱가포르, 루마니아는 물론, 영국 등의 외교관들이 올해 안에 북한에 들어오도록 단계적으로 문을 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14개 나라 재외공관을 폐쇄한 것은 긴축 재정으로 2019년 중반 때 시작된 불필요한 재외공관 폐쇄 사업의 일환이라며 그동안 코로나로 진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 최근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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