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외무상 리선권 임명 여부 예의주시”...전문가들 “강경노선 예고”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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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2월 26일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지난 2018년 12월 26일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연합뉴스

앵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 외무상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북한이 대미 강경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0일 북한의 외무상 교체설과 관련해 신임 외무상으로 알려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직위변동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한국 통일부 대변인: 아직 북한이 외무상 보임과 교체여부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확인한 바가 없기 때문에 일단 사실 확인이라든지 앞으로의 직위 변동 여부를 파악해야 할 것 같고요. 아울러 후속 인사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예의 주시할 생각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와 관련한 북한의 공식적인 확인이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담당하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차관은 이날 “북한의 새 외무상 임명에 대해 당연히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타스통신은 지난 19일 북한 당국이 리선권의 신임 외무상 임명 사실을 지난 11일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들에 통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군 출신인 리선권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오른팔이자 대남 분야 실세 중 한 명으로 남북군사실무회담 대표를 맡기도 했습니다.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대표와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의 북한 측 수석대표를 역임한 가운데 최근까지는 조평통 위원장으로 대남 업무를 해왔습니다.

대남관계가 아닌 전반적인 외교 분야와 관련된 경력이 알려진 바가 없는 리선권이 외무상으로 임명된 것과 관련해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연말 당 전원회의 등에서 ‘정면 돌파’, 즉 미국과의 장기 대립을 예고한 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어떻게 보면 북한 노동당의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는 군부 강경파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 대해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강경한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북대화 교착 상황에서 외무성 내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도가 반영된 상징적인 인사로, 리선권이 외무성의 분위기를 다잡으며 대미 강경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리선권과 함께 외교전선을 구축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독자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고유의 권한을 침범 받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종석 전 한국 통일부 장관도 이날 내신 기자들과 만나 미북 비핵화 협상은 최선희 부상을 중심으로 풀어가되 리선권은 미국과의 장기 대립을 의미하는 ‘정면돌파’를 위해 다른 국가들과의 외교에 전념하는 일종의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이번 북한 외무상 교체 움직임은 김정은 위원장의 ‘실적주의’와 연결돼 있다고 해석하며 리용호 등 전임 담당자가 미북대화 성과를 내지 못하자 리선권으로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 원장은 리선권이 북한 군의 대외 공작기관인 정찰총국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북 정보기관 간 소통 창구를 만들어 지난 2018년 미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 같은 역할을 리선권이 요구받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추세라면 양국 정보기관 간 물밑접촉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북 실무회담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리선권은 미국과 공개적으로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 같고 정보기관을 통해서 물밑접촉을 열심히 시도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미북 실무회담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오로지 미북 정상회담을 목숨 걸고 추진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리선권 외무상 임명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외무성보다는 정찰총국의 대외공작 기능에 무게를 싣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는 외교적인 해법과는 맥락이 전혀 다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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