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미연합훈련 관련 주민 강연회 조직

서울-이명철 xallsl@rfa.org
2023.03.21
북, 한미연합훈련 관련 주민 강연회 조직 사진은 신의주시인민위원회에서 주민들이 지난 2021년 10월 8차 당대회 결정을 학습하는 모습.
/연합

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비롯된 정세에 대해 기관별 집중 강연회를 조직하고 사상 교양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데 대해 북한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0일 “중앙에서 19일 최근 정세(한미연합훈련)와 관련해 기관, 기업소, 주민들을 대상으로 50분 분량의 집중 강연회를 조직할 데 대해 지시했다”며 “기관에서는 집중 강연에 빠짐없이 참여시키기 위한 조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중앙에서 강연 자료를 내려 보내면서 집중 강연을 조직하게 된 배경은 내부 결집을 이끌어 내는 데 있다”며 “주민들의 전쟁 공포증을 비롯한 불안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집중 강연을 조직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 대부분이 현제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자 더는 견디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럴 바엔 차라리 전쟁이 일어나 누구가 이기던 끝장을 보자는 것이 많은 주민들의 인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내려온 강연제강에는 우리(북한)는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화성포-17)형을 비롯한 첨단 군사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미국에 당당히 대응할 수 있으며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강력한 군사력이 있는 한 수백 배의 보복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집중 강연을 통해 내부 혼란을 조성할 수 있는 유언비언 등 사회적으로 소요를 일으킬 수 있는 불안요소를 없애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집중강연회는 도, 시, 군당위원회에서 파견된 강사들이 20일부터 24일까지 해당 기관, 기업소, 학교,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무조건 강연에 참가하라는 당국의 강압적인 강요에 대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0일 “인민반에서도 동사무소 지시에 따라 이번 정세 관련 집중 강연에 모든 주민들이 참여하게 돼 있다”며 “대부분 여성들은 가정부양으로 장사활동을 주업으로 하지만 이번에 조직하는 집중강연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인민반장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집중강연에 참여한 주민들은 핵무기 보유로 군사대국이 되었기 때문에 미국이 우리나라(북한)를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는 강연 내용으로 주민들을 못살게 굴지 말고 주민 생활개선이나 신경 쓰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며 “지금처럼 어렵게 살기 보다는 차라리 전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주부터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19일에는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대응차원으로 한미 공중 전략 자산이 동원돼 공중 연합훈련을 비롯해 야외 기동훈련이 집중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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