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북한군 러시아 보급품 수령 영상 공개
2024.10.18
앵커: 북한군이 러시아 연해주 인근 훈련장에서 보급품을 전달받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보급품을 전달받고 있다. /SPRAVDI
우크라이나군 산하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SPRAVDI)가 18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엑스(X)에 공개한 동영상.
북한군으로 보이는 수십 명의 남성들이 차례로 줄지어 서 보급품을 전달받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이들은 테이블에 수북이 쌓여 있는 군용 장비를 하나씩 받아 메고 있던 군용 더플백에 넣은 뒤 다음 테이블로 이동합니다.
영상에서는 간부로 추정되는 남성이 한국어로 ‘넘어가지 말거라’라고 병사들에게 말하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가 하면 ‘야, 야, 야’라는 고함 소리도 들립니다.
영상 속 군인들은 키가 그리 크지 않고 앳된 모습이었으며 무표정한 모습으로 장비를 챙기는 모습입니다.
SPRAVDI는 “이 영상은 최근에 얻은 것으로 72시간도 지나지 않았다”며 “러시아 연해주 세르게옙스키 훈련장에서 우크라이나전 배치를 준비하는 북한군이 러시아 장비를 착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에 파병할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는데, 실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입니다.
텔레그램의 친러시아군 계정인 ‘파라팩스’(ParaPax)도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이 훈련 중이라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 수십 명이 군사기지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러시아 군복을 입고 영상을 촬영 중인 남성은 ‘여기 (군인들이) 달리고 서두르고 있다. 이건 시작일 뿐이고, 더 많은 것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상을 촬영한 군인의 군복에는 러시아 동부 군사 지구의 부대 문양이 부착되어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 문양이 군사훈련센터 군인과 군사 훈련장 주둔 병사들이 착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록 영상의 정확한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위성사진 등을 바탕으로 이 영상이 러시아 연해주 세르게옙스키 훈련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훈련장은 북한과의 국경에서 약 230km 떨어져 있습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수석 연구원인 다라 매시콧(Dara Massicot)은 사회연결망서비스 엑스(X)에 “러시아가 1만 명의 북한군을 주둔시키고 그들을 막사에 숨기지 않았다면, 이 영상이 그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우크라이나군 산하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와 파라팩스가 공개한 영상 속 군인들이 북한군인지 아닌지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무장단체 ‘아테쉬’(ATESH)는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 포병부대가 북한의 자주포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훈련은 최근 재개관한 사라토프 고등 포병 사령부에서 진행됐습니다.
아테쉬는 “이러한 훈련은 러시아가 자주포를 독립적으로 생산 및 수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북한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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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과거 베트남(윁남)이나 중동 분쟁에서 전투기 조종사나 군사고문단을 파견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지상군을 외국에 파병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북한은 베트남 전쟁 당시 공군병력 약 1천 명을 파견했으며, 제4차 중동전쟁 때는 이집트에 전투기 조종사를 보낸 바 있습니다.
이밖에도 리비아와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등 중동 및 아프리카에 수십 명 규모로 군사고문단이나 군사교관을 파병해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