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사업가 “지난 주 투자차 고려항공 이용 방북”
2024.05.09
앵커: 자신을 중국 사업가라고 소개한 한 중국인이 최근 고려항공을 타고 북한에 다녀왔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했습니다. 곧 북한이 중국인 관광객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페이스북 여행자 정보 공유 페이지에 중국인 사업가 류모 씨가 지난 3일 올린 게시물.
그는 영문으로 “4년 만에 고려항공을 타고 중국 선양에서 평양으로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류 씨는 북한이 발급한 사증(Visa), 기내식, 안전 교육을 하는 승무원의 사진을 함께 첨부했습니다. 그의 사증은 지난달 13일 선양에서 승인됐고, 90일간 북한에서 머물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류 씨는 “현재 북한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행기에 탑승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라며 “기내에는 북한사람이 90%, 중국사람이 10%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려항공 기내에서 잡지와 면세점 쇼핑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라며 “그러나 비행기 안에서 로동신문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올렸습니다.
최근 한반도 형상이 담겨있던 고려항공 ‘로고’가 날개와 줄무늬 모양으로 바뀌었는데 류 씨는 해당 내용 또한 언급했습니다.
류 씨가 올린 게시물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6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류 씨는 몇몇 질문에 답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선양에서 평양행 왕복 항공편 요금은 미화 약 350달러이고, 항공편을 예약하기 위해서는 여행사에 문의해야 합니다. 물론 항공권을 발급하기 전 비자 승인이 필수입니다.
류 씨는 자신의 방문에 대해서 관광이 아닌 사업차 북한을 방문한 것이라고 답했고, 현재 북한 당국이 관광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 외교, 교육 목적의 입국만 허용된다”라며 “오늘 45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교류 프로그램을 위해 평양에 도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실제로 지난해부터 중국인 사업가들이 다양한 사업을 위해 북한을 많이 방문했다”라며 “(북한 당국이) 곧 관광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정은이 연구위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최근 북중 간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연구위원: 이제 북중 간에 곧 민간 관광이 시작된다고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민간 관광이 가장 인적 교류에서 후순위로 개방이 되는 것 같아요. 바꿔 말하면 이제 주요한 사업가들이라든지 혹은 관료들이라든지 유학생들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조금씩 규제를 먼저 완화하고 있기 때문에….
류 씨는 북한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는데, 유심카드는 200달러, 1GB 인터넷 사용료는 280달러, 1분 국제통화는 2달러로 상당히 비쌌습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들은 관광, 수산물, 광업, 쇼핑센터 등에 투자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고, 평양에 새로 들어설 쇼핑몰에도 투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대북제재 결의 1718호를 시작으로 사치품의 대북 유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사치품으로 지정된 물품들이 북한에 반입됐다면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RFA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류 씨에게 연락했지만, 9일 오후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