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인기, 지난달 ‘비행금지구역’ 침투…“북쪽 끝 일부 지나”

앵커: 지난달 한국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가운데 1대가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6일 한국 영공을 침범해 수도권 북부 상공까지 침투한 북한 무인기 5대.

한국 군은 5일 “전비태세검열실이 조사한 결과 서울에 진입한 적 소형 무인기 1대로 추정되는 항적이 비행금지구역의 북쪽 끝 일부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지점이나 침범한 거리 등의 정보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스치고 지나간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현재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한국 군이 후속조치를 철저히 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해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전비태세검열도 진행 중이지만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거기에 대해서는 책임을 명확히 규명할 것입니다.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은 집무실 부근의 특정 지점을 근거로 3.7km 반경으로 설정됐습니다.

당시 무인기가 서울 상공 약 2~3km 정도에서 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대통령실과 인근 국방부, 합참 청사가 촬영됐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국 군 당국은 영공 침범 당일 무인기가 수도권 북부에서만 비행했다는 분석과 함께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해온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군은 이날 북한 무인기 침범에 대응하는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공중 전력 50대 정도가 참여한 가운데 경기도 파주와 서울 동부권, 강원도 양구·인제·속초 등에서 2시간 정도 진행된 훈련은 한국 군이 보유한 무인기를 적기로 상정해 공중에 띄운 뒤 이를 탐지·추적해 사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한국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등 지상 방공전력도 이날 훈련에 참여했습니다.

한국 합참 관계자는 이번 훈련과 관련해 “소형 무인기 침투에 대비해 적 소형 무인기와 가상의 적기를 운용하면서 상황에 맞는 조치를 하고 보완된 작전 수행 절차를 숙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한국 군은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침범 이후 같은 달 29일 합동방공훈련을 비사격 방식으로 진행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