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이달 초 '전국 어머니대회'에서 제공한 선물을 두고 일부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특히 당국의 출산 장려정책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일과 4일 북한에서 제5차 전국 어머니대회가 열렸습니다. 세쌍둥이를 낳은 여성들을 참가시키고 선물까지 제공했지만 주민들 속에서는 최고지도자의 행사놀이, 선물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요즘 각 도, 시, 군에서 여맹조직을 강화할 데 대한 조선사회주의녀성동맹 중앙위원회 지시가 하달되었다”면서 “여성들에게 자식을 많이 낳아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라는 내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제5차 전국 어머니대회가 끝나자마자 각 지역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선동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어머니대회에서 원수님의 온정 깊은 사랑의 선물까지 받아 안았다며 여맹원들에게 무조건적인 충성심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번 전국 어머니대회에는 주로 삼태자(세쌍둥이)를 낳은 여성들이 참가했다”면서 “30년 전에 낳았던, 1년 전에 낳았던 관계없이 세쌍둥이를 낳은 여성들과 부모 없는 고아들을 데려다 키운 여성들에게 참가자격을 부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번 대회의 선물로 액정TV 1대, 조선옷감(한복원단) 1벌, 내의, 양말 20켤례, 가공식품, 당과류 등 1지함(중형박스)이 제공되었다”면서 “전력부족으로 있는 TV도 보지 못하는 데 액정TV 선물이라니 대부분 부러워하기보다 당국의 선물정치를 비웃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에서 자식을 많이 낳는 여성을 우리사회의 모성영웅으로 추켜세워도 현실은 자식을 낳기 무서운 상황”이라면서 “자식을 많이 낳은 (여성들) 얼굴을 어디 한번 봤으면 좋겠다며 비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최근 당에서 제5차 전국 어머니대회를 계기로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가가 우선 풀어야 할 식량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자식을 많이 낳으라는 주장에 주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어머니대회에 참가한 대상은 대부분 세쌍둥이를 출산한 여성들로 알려졌다”면서 “그 외에 부모를 잃고 떠도는 고아들을 데려다 키운 여성들이 이번 어머니대회 참가자로 선정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주민들은 제5차 어머니대회 소식을 동 여맹회의에서 접하게 되었다”면서 “모두가 하루 한 끼 식량을 벌기 위해 매일 장마당으로, 길거리로 헤매다 보면 대부분 정치행사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여맹학습시간에 어머니대회 소식을 접한 여성들은 ‘아이를 많이 낳아 키운 비결이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식량이 없어 어른도 살기 힘든 세월에 아이를 많이 낳으면 그 식량을 어디서 해결하느냐는 뜻”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 자식을 적게 낳아 배고프지 않게 키우려 하는데 돈 없는 주민들은 해결 대책이 없어 아이를 줄줄이 낳는다”면서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먹이지도 못하는 주제에 자꾸 낳는다’고 비웃고 있는데 당에선 출산을 독려하니 주민들이 이를 어떻게 보겠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 출산율은 2014년 1.88명에서 올해 1.79명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인구는 2,616만 명이며 2034년부터는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