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연선 협동농장에 감당 못할 과제 부과
2023.07.21
앵커: 북한 당국이 김매기가 끝난 국경연선 협동농장에 감당하기 어려운 작업 과제들을 무더기로 내려 보내 농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정해 놓은 올해 김매기 마감일은 7월 20일입니다. 북한 당국은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 수많은 작업과제들을 협동농장들에 부과하고 있는데, 농민들은 몸이 열개라도 감당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자강도의 한 농업부문 관계자(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는 20일 “아직 김매기를 채 마무리도 못했는데 벌써 김매기 이후의 작업과제가 산더미처럼 내려왔다”며 “아무런 타산도 없이 (당국이) 무작정 내려 보내는 작업과제로 죽어 나는 건 농민들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경 연선에 자리잡은 자강도 증강군 장흥리의 경우 올해 중으로 중국과 마주 보이는 압록강 주변에 100채의 현대식 살림집을 건설하고, 탁아소와 유치원, 농촌 과학기술선전보급실을 현대화 할 데 대한 과제를 떠안았습니다.
여기에 올해 안으로 1인당 100톤의 풀 거름을 생산할 데 대한 과제도 농민들이 떠안았다며 풀 거름 100톤을 생산하려면 1천톤의 풀을 베어 모아야 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살림집 건설에 필요한 자재는 읍(군 소재지)에 있는 공장, 기업소들에서 보장해 준다고 하나 자재만 있으면 살림집이 저절로 올라가냐”고 반문하며 “풀 거름 생산도 바쁜데 살림집을 건설할 노력은 무슨 수로 구하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소식통은 “이런 과제 말고도 장마에 대비한 하천정리, 염소목장과 젖소목장에 보내줄 말린 사료 준비, 7.27 전승기념일과 관련한 인민군 지원 등 제기된 과제를 일일이 다 열거하기도 어렵다”며 “이러한 과제들을 모두 김매기가 끝난 7월 20일부터 가을걷이가 시작되는 8월 30일 사이에 완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9일 “김매기가 끝났어도 비료주기와 농약주기를 비롯해 아직 농사일이 많이 남았다”며 “그런데도 중앙에서는 농사와 관련 없는 온갖 작업과제를 협동농장들에 마구 내려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의 협동농장들은 김매기가 끝나는 7월 20일부터 혜산시와 삼지연시에 조성되는 (축산용) 풀판조성 사업에 노력지원을 해야 한다”며 “협동농장 축산작업반 확장공사도 당장 시작해야 돼 도대체 무슨 일부터 손을 대야 할지 농장의 간부들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