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T 기술자에 불법자금 전송 혐의 한국인 일본서 체포
2024.03.06
앵커: 50대 한국인이 해외에 있는 북한 IT(기술·정보) 개발자를 통해 북한 당국으로 불법 자금을 전송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6일 일본 가나가와현 경찰과 히로시마현 경찰은 히로시마현에 위치한 IT 업체 ‘ITZ’ 대표인 한국인 박현일(53)씨를 체포했습니다.
일본 경찰은 박씨가 사업을 계약한 해외 파견 북한 IT 기술자에 지불한 임금이 북한 정권에 흘러간 것으로 파악하고, 현재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일본 경찰은 일본에서 북한 IT 기술자에게 불법 자금이 흘러들어간 사건을 조사하던 중 박씨가 연루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날 박씨 회사의 전 직원인 40대 일본인도 함께 체포됐는데요.
이들은 북한 기술자와 업무 계약 체결 뿐 아니라 전 일본인 직원이 2020년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꾸며 2020년 1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총 150만엔(미화 약 1만 달러)의 실업수당을 불법 청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일본 경찰은 허위로 받아낸 실업수당이 북한으로 전송되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2022년 5월 일본 경찰은 북한 IT 기술자가 외화 벌이 수단으로 일본 앱 개발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일본 거주 한국인이 관여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중국 요령성에 거점을 둔 40대 북한 기술자는 가나가와현에 있는 50대 한국인 지인의 명의를 빌려 일본 앱 개발 관련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50대 한국인이 수수료를 받고, 도쿄에 있는 70대 친척을 통해 북한 기술자에게 사업 수익금을 전달한 정황이 포착된 것입니다.
공개된 사실만으론 수익금 중개인 역할을 한 50대 남성과 박씨와의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해외에 IT기술자를 보내 불법무기프로그램 개발 등에 필요한 외화 획득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습니다.
지난해 10월 한미 양국은 북한 IT 인력이 신분 위장을 위해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수법과 북한 인력 고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등을 안내한 합동 주의보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