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부 중시 인사… 미사일 도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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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며 이들의 승진과 강등, 보임과 해임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이 뭔지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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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임명된 박정천 전 군총참모장.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관련 문제로 지난 6월 정치국 위원에서 해임되고,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됐던 박정천 총참모장이 돌연 북한 최고위직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현재 김정은 총비서를 비롯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로 구성돼 있으며, 북한의 권력 서열 5위를 아우르는 핵심 직책입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7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박정천 동지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당중앙위원회 비서로 선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신문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유진, 림광일, 장정남 동지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지도부 연구 전문가인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선임국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총비서가 군 장성들에게 승진과 강등, 보임과 해임을 되풀이하며 충성 경쟁을 시켜, 북한 내 지도층에 줄세우기를 시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 승진과 강등을 거듭하는 김정은의 인사 방식은 군부 내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또 이번에 김정은이 박정천과 림광일 같은 군 인사를 승진시킨 것은 대내외부적으로 군이 다시 중심 세력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고스 국장은 지난 2012년 포병사령부 사령관이였던 박정천 등 군 세력이 승진해 전면에 포진한 만큼 북한이 미사일 시험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박정천은 지난 2019년 미사일 시험 발사 때마다 김정은을 수행하며 그 해 4월 대장으로, 9월에는 총참모장으로 진급했고, 지난해 5월 인민군 차수, 같은 해 10월 인민군 원수까지 수직 상승한 바 있습니다.

그러다 박정천이 올해 6월29일 당 중앙위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으로 추정되는 문제로 문책을 당했고, 박정천은 돌연 이번에 북한 최고위층 조직인 상무위원회에 진입하게 된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에 박정천 대신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을 맡은 림광일은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 내 '목함지뢰 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고스 국장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 등 도발을 할지라도, 미국은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민주사회에서 승진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발전 요소이지만, 북한에서는 승진한 공직자에게 큰 부담과 막대한 책임이 전가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김 총비서의 개인적인 호의와 감정에 따라 오히려 승진한 고위 권력자들이 본보기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분석관은 박정천의 경우 이번 승진과 함께 김정은 총비서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큰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 체제에서 김 총비서가 계속 정권을 잡고 있는 한 고위 관리들은 제한적인 권력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며, 북한에서 권력 서열이 올라가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이번에 단행한 군부 인사와 관련한 평가를 유보하면서 "9~10월 예정된 북한 내부 행사 등을 봐가면서 종합 분석하겠다"고 7일 밝혔습니다.

기자 이경하,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