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 중거리미사일 고체연료엔진, 러시아 기술 가능성”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3.11.15
전문가 “북 중거리미사일 고체연료엔진, 러시아 기술 가능성” 북한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연합

앵커: 북한이 지상분출 시험에 성공했다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엔진이 러시아 기술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의 저명한 미사일 전문가인 로버트 슈머커 박사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엔진은 러시아 기술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슈머커 박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시험 성공은 통상 수십번의 시험을 통해 이뤄지는데 북한은 그런 과정없이 갑자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며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그럴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은 소련 때부터 탄도미사일 기술을 받아왔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슈머커 박사: 저는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이 아니라 엔진 자체(hardware)를 받았다고 봅니다. 북한에 기술을 주면서 어떻게 제작하라고 가르쳐주는 식으로 해서 북한이 이 엔진을 만들 가능성이 낮습니다. 북한의 생산 역량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도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이 엔진이 소련 혹은 러시아의 기술지원으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먼저 성공한 후 지금 중거리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한 것이 소련 방식과 동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련은 1970년대 ‘SS-20’이라는 2단으로 구성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개발했는데 이는 앞서 개발했던 ‘SS-16’이라는 3단으로 구성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에서 제 위의 3단을 제거해서 만든 것이라고 그는 소개했습니다.


실러 박사: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기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에서 3단을 제거하고 1단과 2단을 사용하는 겁니다. 소련이 이렇게 해서 중거리탄도미사일(SS-20)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것이 북한이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제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이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KN-23)도 러시아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스칸데르)를 모방해 만든 것을 볼 때 중거리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엔진도 러시아 기술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은 이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시험이 이뤄진 시점상 러시아의 기술이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일러 전 담당관: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관련 기술을 이전했을 것으로 믿는 거래가 이뤄진 직후에 이번 시험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러시아 기술이 연관됐을 수 있습니다.

사일러 전 북한담당관은 러시아는 그동안 국가 차원에서 다른 나라에 핵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았는데 바뀌었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미국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군사전문가인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이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엔진시험에 러시아 기술이 사용됐다는 공개적인(public) 근거는 보지 못했다면서 북한은 한동안 자체적으로 고체 추진제를 개발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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