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 북중러 연대 강화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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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관계 강화를 천명한 가운데 이 같은 움직임이 북중러 관계 강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현재로선 중국이 북러와의 연대를 강화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3일 개최된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밀착된 관계에 대한 중국의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한 논평을 요청 받은 자리에서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북러 사이의 일”이라며 지난 12일 내놓은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관망의 태도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한국 내에서는 한미일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을 통해 연대를 강화한 수준으로 북중러가 뭉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3국의 속내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특히 중국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며 고립된 북한, 러시아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북러와의 연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현재 러시아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기구와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으며 한국도 지난해 3월 러시아 금융제재에 동참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상의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런 북러와 연대해 공동전선에 나서는 것은 국제사회와의 대립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가장 중요한 대외관계는 상호의존도가 높은 대미관계”라며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되고 미국과 완전한 대립구도로 가는 것은 중국으로선 큰 부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중국이 한미일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북중러 연대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국제사회와 국제시장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어떤 선택을 하든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 즉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병광 책임연구위원과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의 말입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중국으로서는 북러와의 연대강화가) 군사협력 방향으로 치닫게 되면 이를 빌미로 미국이 동아시아의 군사적 개입을 더 강화하게 되고 이는 한미일 연합체계로 나아가면서 중국에 대한 경제와 봉쇄 방향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미 선을 넘고 있는 북러 연대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면 유럽과 미국,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됩니다. 즉, 다시 말해서 국제시장을 잃어버리는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러관계를 완전히 외면할 수도 없고, 또 이를 완전히 탐미할 수도 없고 그런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으로서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8월말 국경을 공식 개방한 이후 처음으로 만난 외국 정상이 러시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대북 영향력이 축소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으로 오히려 북중관계가 악화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 :북한은 북한대로 경제, 국방공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는 중국에 서운함을 느끼고 있고 그것이 이번 김정은의 러시아 선제 방문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중러는 서로 관계가 밀접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하지만 한미일에 맞서 북중러 공동전선이 형성되기에는 너무 많은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매체는 14일 북러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초청을 수락했습니다.

또한 북러는 그동안 중단됐던 정부 간의 인적 교류와 협력 논의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3일 인테르팍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상회담의 결과와 관련해 이같이 밝히며 오는 10월에 양국의 외무장관 회동이 예정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당 총비서는 러시아의 전투기 생산 공장을 시찰하기 위해 극동 하바롭스크주로 이동, 오는 15일 전투기와 항공기를 생산하는 러시아 ‘유리 가가린’ 공장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