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 차관 “북, 탈취 암호화폐 현금화 못 하고 있어”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4.02.29
미 재무 차관 “북, 탈취 암호화폐 현금화 못 하고 있어” 미국 재무부에서 북한 등 각국에 대한 금융제재를 총괄하는 브라이언 넬슨(Brian Nelson)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오른쪽)이 28일 미 허드슨 연구소에서 주최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RFA Photo - 이상민

앵커: 미국 재무부 고위관리가 재무부 대북제재로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를 제대로 현금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재무부에서 북한 등 각국에 대한 금융제재를 총괄하는 브라이언 넬슨(Brian Nelson)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

네슨 차관은 지난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아무리 많은 암호화폐를 탈취하더라도 이를 세탁해서 현금화하지 못하면 대부분의 경우 자신들의 무기개발에 필요한 물자를 구입하는데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넬슨 차관: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재무부는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를 세탁하는데 사용해온 믹서’(Mixer) 업체들과 장외거래(Over-The-Counter, OTC)’ 업자들을 제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믹서는 암호화폐를 쪼개고 섞어 누가 전송했는지 불분명하게 만드는 믹싱(Mixing)’ 업무를 보는 업체로 재무부는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를 세탁하는데 사용한 믹서 업체 토네이도 케시와 신바드를 지난해 8월과 11월 각각 제재했습니다.

사이버 보안업체 TRM랩스에 따르면 재재 이후 토네이도 케시는 사용량이 85%까지 감소했고 당시 믹서에 보내는 모든 암호 화폐의 1/5를 다룰 정도로 규모가 컸던 신바드는 믹싱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한편, 장외거래(OTC)는 암호화폐를 공개교환소에서 거래하기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큰 액수의 암호화폐를 서로 합의된 가격으로 사고 팔 때 사용되는데 북한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무부는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중국에서 장외거래를 운영하는 3명의 업자를 제재했습니다.

넬슨 차관: 우리는 중국 혹은 세계 어디에 있든 북한이 유감스럽게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려는 장외거래 업자들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어렵고 매력적이지 못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재무부 제재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넬슨 차관: 우리가 본 것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북한은 암호화폐를 믹싱하고 현금화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들은 암호화폐를 갖고 있지만 그것으로 어떤 것도 살 수 없습니다.  

이는 암호화폐가 묶여있는 것과 같다며 암호화폐가 계속 묶여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오랫동안 묶여있으면 나중에 이를 단속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넬슨 차관은 또한 가상자산거래소’(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는 믹서 업체, 장외거래 업자와 더불어 재무부가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를 현금화 못하도록 단속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곳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화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와 같은 가상자산거래소는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데 거쳐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들과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넬슨 차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가 효과적이냐는 질문에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교류하는 것을 볼 때 분명히 유엔 대북제재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넬슨 차관: 우리는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복잡합니다. 저는 미국과 중국 둘다 유엔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의 능력을 제한하는데 계속해서 사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한국, 일본과 같은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대북 제재를 부과하는 것이 대북 제재를 효과적으로 만드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넬슨 차관: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 일본은 물론 유럽의 동맹들과 협력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유엔 대북 제재를 포기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앞서 한미일 3국은 2022년 12월부터 여러차례 동시에 대북 제재를 발표 하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은 지난 23일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이유로 처음으로 대북 제재를 발표했고, 뉴질랜드는 29일 북러 미사일 이전 관련자를 포함해 61명을 추가 제재했습니다.

사이버 보안업체 TRM랩스가 29일 발표한 북한 사이버 활동과 암호화폐 탈취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7년 이후 30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는데 지난해의 경우 7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은 믹서 업체 신바드가 재무부 제재를 받은 후 요믹스(YoMix), 라일군(Railgun) 등 다른 믹서업체를 통해 탈취한 암호화폐 세탁을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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