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 지도 놓고 작전회의…“한국 적대국 각인 의도”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4.10.18
김정은 ‘서울’ 지도 놓고 작전회의…“한국 적대국 각인 의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17일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서울이라고 적힌 지도를 놓고 작전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한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적대국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의도 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해, “군은 한국이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최근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철도 폭파 사실도 언급하면서 이는 “앞으로 철저한 적국인 한국이 주권을 침해할 때에는 우리 물리력이 거침없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선고나 같은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 총비서는 책상 위에 대형지도를 펼치고 특정 위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지도 상단에는 흐리게 처리했지만 ‘서울이라는 문구가 식별됩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 총비서의 행위에는 두 가지 의도즉 한국 내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의도와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은 제1적대국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최근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철도 일부를 폭파한 행위의 원인을 한국의 적대 행위 탓으로 돌리고 있으며언제든지 한국을 공격할 각오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극대화해 보이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사실상 지금 군사적으로 충돌만 안 했다 뿐이지 서로를 언제든지 칠 각오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극대화해서 보여줘야 되지 않겠어요그러니까 서울도 나오는 모습을 보인 것이죠이것은 되돌릴 수 없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죠.

 

이와 함께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최근 평양 상공에 나타난 무인기가 북한 당국에게 상당히 위협적으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1일 한국 측 무인기가 3, 9, 10일 평양 상공에 침범했다고 밝혔고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5일 담화에서 “한국 군부가 도발행위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군은 무인기를 보냈는지 여부 등 북한의 주장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 전 차관은 북한의 주장대로 수도 평양 상공이 한국 측 무인기에 의해 뚫렸다면 이는 군사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라며이번 김 총비서의 군사지도 모습 공개를 통해 북한 역시 서울에 대해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 평양이 아주 중요한 지역인데 무인기가 와서 대북전단을 뿌렸어요어떻게 보면 뚫렸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니까 북한으로서는 심각한 것이죠그 배후에 대한민국이 있다고 보니까 자신들도 서울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강대강으로 받아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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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정은 총비서가 지도를 놓고 군사지도하는 모습을 북한이 공개적으로 드러낸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4 1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총비서가 전날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6차 확대회의에서 한국 지도 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일대로 보이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그해 8 9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 대해서도 김 총비서가 지도 위 한국의 수도권 일대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 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2017년 8월 북한 매체는 김 총비서가 전략군사령부를 방문해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밝히면서괌까지의 미사일 경로를 그린 지도괌 앤더슨 공군기지로 추정되는 위성 사진일본 지도한국 지도 등이 있는 전략군사령부 내부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김인애 부대변인은 18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군은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강력 대응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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