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오물 풍선’ 날리는 데 많은 비용 들 것”
2024.06.25
앵커: 북한이 한국에 오물 풍선을 날리는 데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을 것이라는 북한인권 활동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4일 밤 쓰레기를 담은 풍선을 또 한번 한국으로 날려보낸 북한.
지난 2003년부터 대형 풍선을 이용해 북한에 전단을 보내온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리는 데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에서는 만성적 전력난이 심각한데 풍선을 날리는 데 필요한 수소를 얻기 위해선 전기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 그 수소가 비싸거든요 북한에서는. 한국은 원유 가공이 많아서 수소가 부산물로 많이 나오는데 북한은 그것이 없으니까 전기 분해해야 되거든요. 전력난이 아주 심한 나라에서 수소 발생한다는 게 보통 품이 아니거든요.
이민복 대표는 북한이 보낸 오물을 통해 열악한 내부 상황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면 어떤 쓰레기를 달아 보낼지도 선별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 북한엔 쓰레기가 사실 없어요. 얼마나 물자가 귀하다고요. (쓰레기) 자체도 귀하고요. 옷도 그렇고요. 옷도 다 분쇄해가지고 재활용하고 버릴 게 없어요. 근데 위에서 지시하니까 그냥 마구 담았다가 또 문제가 있으니까 조금 생각해서 종이만 담으라고 한 것 같은데 종이 질을 보고 또 한심하다 하면 머리 아플 겁니다.
이날 한국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4일 밤 살포한 풍선에는 종잇조각들만이 딸려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지난 24일 북한이 지난달 말부터 네 차례에 걸쳐 살포한 오물 풍선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퇴비 등에서 기생충이 검출됐으며 훼손된 수령 교시 문건 등도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이 선전물 대신 쓰레기를 풍선에 매달아 보내는 것과 관련 이민복 대표는 북한이 한국에 사상적으로 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 한국 국민한테 할 얘기가 없는 거예요. 뭘 해도 북한 얘기를 믿을 것이 없는 거예요. 사상적으로 졌다는 겁니다.
대북 정보유입 활동을 하는 탈북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한국지부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군인들의 복무 여건이 열악한 상황이라며 북한 당국이 한국 쪽에서 유입되는 전단으로 인한 군인들의 사상 이반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정광일 노체인 한국지부장: 집에서 돈 안 보내주면 먹고 살기가, 군 복무하기가 엄청 힘들대요. 그러니까 (한국 쪽에서) 전단이 자꾸 가면 군인들의 사상이 바뀌어질 수도 있잖아요. 탈북을 하거나 탈주할 가능성이 두려운 거겠죠.
또 그는 탈북 전 1979년부터 1988년까지 강원도 철원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북한의 ‘적군와해공작국’, 일명 적공국이 대남 전단을 날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북한의 오물 풍선은 당시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정광일 노체인 한국지부장: 예전에는 전단을 컬러로 다 해가지고 앞뒤에 비닐 코팅을 해가지고 보냈거든요. ‘이 삐라를 소지하면 안전보장증을 대신한다’ 이런 식으로 보냈고요… (지금 북한에서 보내는 풍선이) 중국산 기상관측용 에드벌룬이에요. 적공국이 옛날에 전단 보낼 때는 저렇게 어설프게 안 했어요.
정광일 지부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보여주기식으로 대남풍선을 날리고 있지만 살포를 장기간 지속할 여력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박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