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년 달력 ‘주체연호’ 삭제 ‘태양절’ 표기
2024.12.13
앵커: 북한 당국이 중국 내 북한 회사들에 2025년 새해 달력을 배포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2일 “오늘부터 단둥에 파견된 북한 회사들에 새해 2025년 달력이 배포되었다”면서 “달력 표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국문출판사에서 발행했다고 나와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배포된 새해 달력은 불빛 찬란한 평양의 밤거리를 조명한 것”이라면서 “새로 건설한 화성거리를 비롯해 전위거리, 림흥거리, 경루동, 송화거리, 려명거리, 미래과학자거리 등을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번 새해 달력에는 북한식 주체년호가 삭제되었고 광명성절과 태양절(표시)은 그대로 있다”면서 “올해 4월에 태양절, 광명성절 문구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아는데 새해 달력에 그대로 표기돼 있어 의아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과거 북한 당국이 발행하는 달력은 전부 당국이 제시한 정책에 대한 선전물로 제작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달력도 김정은의 수도건설 방침에 따라 평양시 각 곳에 살림집 건설을 벌려놓은 것에 대한 결과물을 자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새해 달력에 비춰진 수도 평양을 보면 밤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차도는 텅 비어있어 한산한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최근 북한 회사 간부들로부터 평양시도 전력부족으로 인해 시간제 전기를 공급하면서 밤에는 한치 앞도 가려볼 수 없을 정도라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달력을 보면 북한 당국이 체제선전에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서 “전력이 부족한 수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줄 수는 없어 전기불을 켜놓고 촬영한 사진으로 평양의 화려함을 선전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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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심양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같은 날 “심양 주재 북조선 영사관에서 오늘부터 동북 3성 일대에 파견된 북조선 회사에 신년 달력을 배포했다”면서 “새 달력에 표기된 명절은 원래 달력과 차이가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2025년 달력에 주체라는 문구는 사라졌고 김정일의 생일과 김일성의 생일을 가리키는 광명성절과 태양절 문구는 그대로 유지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올해 들어 북한이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 표징들을 없애고 있는 실정”인데 “현재 배포되고 있는 2025년 북한 달력에 광명성절과 태양절이 표기된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