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도시 제대군인 결혼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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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20대 여성들을 해외 외화벌이 인력으로 송출하면서 제대군인 총각들이 결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함흥시에서 장가 못간 제대군인 남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더 증가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내가 사는 인민반(30세대)에도 제대군인 노총각이 5명”이라며 “3년 전에 제대된 31살 총각이 옆집에서 사는데, 3년 동안 선도 한번 제대로 못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2018년부터 함흥시와 신포시에는 18세~26세 여성들이 임가공 외화벌이 노동자로 선발되어 중국에서 일하다 왔다”며 “이런 여성들이 무일푼 제대군인 총각을 볼 게 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 갔다 온 여성들은 사회에서 장사를 하며 기반을 닦은 총각이나 부모 덕으로 외화벌이회사에 배치된 제대군인 총각을 배우자로 선택해 큰 장사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도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등 외화벌이 노동자로 해외 파견되었다가 귀국하고, 다시 파견되는 여성들이 많아 지방도시에는 처녀보다 총각이 많아 장가가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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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가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예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AP (Kim Kwang Hyon/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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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김정은 정부 출범 이후 은산군에서도 성분이 걸리지 않는 체네(처녀)들은 대부분 중국에 꾸준히 파견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시집가야 하는 체네들이 외화벌이 인력으로 중국에 나가니 군사 복무를 마치고 제대된 총각들의 배우자 (후보)가 적고, 중국에서 귀국한 체네들은 눈이 높아져 장사할 줄 모르는 제대군인 총각을 외면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코로나 이후 장사가 힘들어 지면서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여성들도 8~10년 동안 군사복무하다 제대된 총각과 결혼하면 (남편을) 짐이라고 여기는 인식이 노총각의 증가에 영향 준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농촌에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제대군인 총각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촌진지를 강화하라는 당 정책으로 농촌여성들은 한 명도 해외 인력으로 파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식통은 “지방도시에서 장가를 못간 제대군인 총각들은 농촌 여성과 결혼하면 농촌으로 진출해야 하는 정책 때문에 농촌여성과는 애초에 결혼하려 하지 않는다”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올해 초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러시아 등 40여 개국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는 10만 여명입니다.

중국 랴오닝성 일대에만 약 3만 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체류하고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20대 여성들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